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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서 돼지 A형 구제역 첫 발생

입력 | 2018-03-28 03:00:00

전염성 강해 전국 확산 비상




경기 김포시 돼지농가에서 백신접종률이 떨어지는 새로운 유형의 구제역이 발생했다. 당국은 1주일 동안 돼지를 이동시키지 못하도록 제한했지만 전염에 취약한 구제역의 특성상 주변 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6일 구제역 의심신고가 들어온 경기 김포시 대곶면 소재 돼지농가에 대해 정밀 검사한 결과 A형 구제역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27일 밝혔다. A형 구제역의 백신접종률은 2.7%로 O형(84.1%)보다 크게 낮아 전염될 가능성이 큰 편이다. 구제역은 발굽이 2개인 소 돼지 염소 등의 입과 발굽 주변에 물집이 생기는 급성 전염병으로 공기를 통해 호흡기로 감염된다.

국내 농가의 구제역은 지난해 2월 13일 충북 보은군 한우농가에서 발생한 이후 407일 만이다. 돼지농가에서는 약 2년 만이다. 특히 국내 돼지에게서 A형 구제역이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2010∼2016년 발생한 87건의 A형 구제역 중 돼지 구제역은 중국에서 생긴 3건뿐이었다. 반면 국내에서 소는 A형 구제역에 2번 걸린 적이 있다.

현재 국내 돼지 사육 마릿수는 1100만 마리에 달한다. 그러나 A형 구제역 백신을 맞은 돼지는 30만 마리(2.7%)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3년 전까지는 O형과 A형 구제역을 함께 막을 백신을 접종했지만 이 백신은 O형 구제역만 막는 백신보다 15∼20% 비싸 경제적 부담이 크고, A형 발생 빈도가 낮다는 이유로 정부가 방침을 바꿔 O형만 접종해 온 탓이다. 이번에 정부가 초기 대응에 실패하면 A형 구제역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27일 낮 12시부터 29일 낮 12시까지 48시간 동안 전국 축산농가, 도축장, 축산관계시설 18만 곳에 대해 이동중지명령(스탠드스틸·Standstill)을 내렸다. 위기경보 단계는 주의 단계에서 심각 단계로 올렸다. 이동중지와는 별개로 다음 달 2일까지는 농장 간 돼지 이동도 제한된다.

또 발생 농장의 돼지 917마리 및 반경 3km 인근 농장의 돼지 모두를 도살처분하고, ‘O+A형’ 백신을 맞은 소에 대해서는 현장 가축방역관의 판단에 따라 필요할 경우 도살처분하기로 했다. 발생 지역인 경기도(203만 마리)와 대규모 사육단지가 몰려 있는 충남지역(228만 마리)의 모든 돼지농가에 대해 O+A형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현재 정부는 ‘O+A형’ 백신 800만 마리분을 보유하고 있다.

백신을 맞더라도 항체는 1, 2주 지나서 형성되는 데다 잠복기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일주일이 방역의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봉균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이번을 계기로 돼지에게도 ‘O+A형’ 백신을 접종하는 쪽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국은 지난해 소에게서 A형 구제역이 발생했는데도 돼지농가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 방역체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