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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호킹, 인류의 별 하늘로 떠났다”…지구촌 호킹 박사 추모 물결

입력 | 2018-03-16 03:00:00

교황청 “그의 죽음에 깊은 슬픔”… NASA “지워지지 않을 위대한 업적”




14일(현지 시간) 영국 케임브리지 자택에서 76세로 별세한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에 대한 추모 메시지가 이어지는 가운데 ‘세계에서 제일 비싼 축구선수’ 네이마르 다시우바(26·브라질)가 호킹의 루게릭병을 희화화한 듯한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거센 질타를 받았다.

네이마르는 지난해 스페인 FC바르셀로나에서 프랑스 파리생제르맹으로 이적하며 세계 프로축구 사상 최고 이적료(2966억 원)와 연봉(601억 원)을 거머쥔 슈퍼스타다. 오른쪽 발목 부상치료 중인 그는 15일 팬티만 입고 온몸의 문신을 드러낸 채 휠체어에 앉아 익살스러운 몸짓을 취한 자신의 사진과 함께 “늘 긍정적인 태도로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라”는 호킹의 생전 발언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미국 일간 USA투데이는 “21세 이후 평생 루게릭병과 싸운 호킹의 고통을 자신의 가벼운 부상에 빗댄 슈퍼스타의 경박한 태도에 분노한 이들의 비판이 쏟아졌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이성도 도덕도 경애심도 잊은 태도다. 당신이 망하길 희망한다”는 한 누리꾼의 댓글을 인용했다.

같은 날 미국 텍사스주 하원의원 브리스코 케인(34·공화당)은 “무신론자 호킹이 이제는 우주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게 됐을 것”이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폭스뉴스는 “평생 우주의 기원을 밝히려는 연구에 매진한 호킹의 학문적 업적을 종교적 이유로 비꼰 발언에 대해 공화당 안에서도 ‘의원직을 사임하라’는 비판이 나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케인은 지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호킹이 지난 세기가 낳은 가장 위대한 지성인이라고 믿는다 하더라도 중요한 단 한 가지 사실은 ‘신이 존재한다’는 것”이라며 “내 트위터 글은 죽음을 맞이한 인간을 우주의 창조자와 대면시키는 ‘복음의 중력’에 대한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호킹은 스페인 일간 엘 문도와의 인터뷰에서 “과학을 이해하기 전에 창조론을 믿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현대 과학은 우주의 생성에 대해 보다 명쾌한 설명을 제시하고 있다. 나는 무신론자가 맞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영국 가톨릭 주간지 더태블릿은 “호킹이 무신론자임을 밝혔음에도 교황청 과학학술원은 여전히 그를 일원으로 인정한다”고 보도했다. 학술원은 트위터를 통해 “과학과 종교 사이에 건실한 대화의 장을 마련해준 학술원 멤버 호킹의 죽음에 깊은 슬픔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날 미항공우주국(NASA)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추도문을 발표했다. NASA는 “우리는 거인을 잃었다. 호킹이 남긴 업적은 아무리 되새겨 기려도 지나치지 않다”며 “물리학과 천문학에 대한 그의 번뜩이는 연구는 우주에 대한 인류의 시선을 바꾸었으며 NASA의 태양계와 우주 탐사 노력에도 든든한 지지대를 마련해 주었다”고 애도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