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운동-동맹당 출구조사 50% 득표
4일 열린 이탈리아 총선에서 2009년 창당 이래 처음으로 제1당을 차지한 극좌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의 루이지 디마이오 대표(왼쪽 사진)가 로마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접한 뒤 환하게 웃으며 기뻐하고 있다. 극우 포퓰리즘 정당 동맹당의 마테오 살비니 대표(가운데 사진)는 예상 밖으로 선전했고, 동맹당과 함께 우파연합을 이끈 전진 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대표도 정계 복귀에 성공했다. 이들이 앞으로 이탈리아를 이끈다.
4일 실시된 이탈리아 총선에서 극좌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五星運動)이 득표율 32%(개표율 50% 현재)로 단일 정당으로는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5년 전 선거에서 4%를 얻는 데 그친 극우 포퓰리즘 정당 동맹당 역시 예상보다 훨씬 많은 18%를 얻어 3위를 차지했다. 이념적 정치세력군 기준으로는 우파연합(37%)이 1위였는데 이 연합 내 1위 정당은 중도우파 전진이탈리아가 아니라 극우 포퓰리즘 정당 동맹당이었다.
1일 루이지 디마이오 오성운동 대표는 집권 시 내각을 구성할 18명의 예비 내각 명단을 발표했는데 하나같이 주류 사회에서는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이들이었다. 32세인 디마이오 대표 역시 이탈리아 정치의 변방인 나폴리 출신이다. 2009년 코미디언 베페 그릴로가 창설한 오성운동을 키운 건 ‘분노’다. 오성운동의 기반은 30%가 넘는 청년 실업률로 고통받는 젊은이들, 지역 불평등에 신음하는 이탈리아 남부, 그리고 소득 불평등에 화난 블루칼라 계층이다.
이번 총선에서 더 눈에 띄는 건 극우 포퓰리즘 동맹당의 약진이다. 상대적으로 부유한 이탈리아 북부를 기반으로 한 동맹당은 이탈리아의 정체성을 위협하고 부를 갉아먹는 난민에 대한 적대감을 자양분으로 삼았다.
향후 정부 구성의 키 역시 두 당이 쥐고 있다. 오성운동은 디마이오 체제 이후 기존 정당과 연대하지 않는다는 내부 방침을 깨고 연정을 통한 집권 의지를 밝혀 왔다. 오성운동과 동맹당이 반EU와 반난민을 고리로 연정을 구성한다면 유럽 주요 국가 중 최초로 포퓰리즘 세력이 집권하게 된다. 그러나 동맹당 마테오 살비니 대표(45)는 5일 “내가 집권을 상의해야 할 대상은 우파 연합”이라며 우선순위를 명확히 했다. 이는 세력으로 1위를 차지한 우파연합 구성원들 간에 ‘1당이 총리를 차지한다’는 내부 합의를 총선 전에 이뤄 자신이 총리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우파 연합만으로는 정부 구성이 어려워 다른 당을 끌어들여야 한다. 이 때문에 동맹당에서는 오성운동과 우파연합의 공동 정권도 구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구성 권한 위임권을 갖고 있는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이 포퓰리즘 정당에 비판적인 것 역시 향후 정부 구성의 또 다른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