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스마트 콘택트렌즈’ 개발 고감도 포도당 센서-LED 설치 눈물 속 포도당 농도 높으면 평상시 빛 나던 LED 꺼져
박장웅 울산과학기술원(UNIST) 신소재공학부 교수팀은 신축성 있는 전극 소재를 소프트 콘택트렌즈와 결합시켜 혈당 측정용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제작했다. UNIST 제공
박장웅 울산과학기술원(UNIST) 신소재공학부 교수팀은 혈당 수치를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개발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25일자에 발표했다.
당뇨병 환자는 기상 후나 식사 후 등 일상에서 수시로 혈당 수치를 확인해야 한다. 혈당을 확인하려면 매번 피부에 미세한 바늘을 꽂고 피를 뽑아야 해 고통이 컸다. 박 교수팀은 당뇨병 환자에게서 채혈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혈당을 다른 방법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눈물에 주목했다. 눈물에 들어 있는 포도당의 농도가 혈당에 따라 오르거나 떨어지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고감도 포도당 센서와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를 작게 만든 뒤 소프트 콘택트렌즈에 설치했다. 평상시에는 LED에 빛이 나는데, 눈물 속 포도당 농도가 기준치 이상으로 높아지면 LED 불빛이 꺼지면서 착용자로 하여금 경고를 인식하도록 했다. 연구팀은 스마트 렌즈를 토끼에게 착용시켜 동물실험을 한 결과, 눈물의 당 수치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렌즈 착용 뒤 토끼가 불편함을 느끼는지 살폈는데, 눈을 자주 깜박이거나 앞발로 눈을 비비는 등 눈이 불편할 때 보이는 행동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 렌즈는 전기로 움직인다. 하지만 렌즈에 직접 배터리를 넣을 경우 발열 위험이 있다. 박 교수는 렌즈에 설치된 무선 안테나를 통해 외부에서 전력을 공급받도록 했다. 박 교수는 “향후 배터리 없이도 작동할 수 있도록 렌즈를 개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당뇨병 환자를 위해 혈당을 확인하는 스마트 렌즈가 개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눈물로 혈당을 측정하는 아이디어는 2010년 초반부터 나왔다. 구글은 글로벌 제약사인 노바티스와 손잡고 2014년 혈당 측정 스마트 콘택트렌즈 시제품을 내놨다. 혈당 외에 다른 건강 지표를 측정하는 스마트 콘택트렌즈도 개발되고 있다. 센시메드가 개발한 안압 측정 렌즈다. 그러나 기판이 단단한 하드 콘택트렌즈로 개발돼 널리 쓰이진 못했다. 하드 콘택트렌즈는 착용 시 적응 기간이 필요한 데다 개인의 안구 곡률에 맞춰 맞춤 제작을 해야 해 이용이 까다롭다.
오가희 동아사이언스 기자 sol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