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틀리프. 사진제공|KBL
센터·포워드라인 기존멤버 변경 불가피
한국 남자농구는 국제대회에서 항상 골밑 장악이라는 과제해결을 목표로 했다. 1970∼80년대부터 장신으로 무장한 중국을 상대로 신장의 열세를 절감해왔지만 타고난 유전자를 하루아침에 바꿀 수는 없었다.
1990년대 서장훈(은퇴·207cm), 김주성(DB·205cm)의 등장을 시작으로 다행히 우리 센터진의 신장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들의 뒤를 이어 현재는 오세근(KGC·200cm), 김종규(LG·207cm), 이종현(현대모비스·203cm)이 대표팀 센터진의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다. 여기에 귀화가 확정된 리카르도 라틀리프(삼성·199cm)가 합류하면 대표팀은 역대 최강의 센터진이 된다.
김종규는 트랜지션, 이종현은 리바운드와 블록, 이승현은 포스트 수비와 외곽슛이 모두 가능한 스트레치 빅맨이라는 확실한 장점이 있다. 게다가 이들은 3∼4년간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춰와 새로 합류할 라틀리프에게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센터진에서 누구 한 명을 제외하기 어렵다면 포지션 구분을 바꾸는 방법도 있다. 이승현은 아시아컵과 월드컵 지역예선 엔트리에서 센터로 구분을 했지만, 실제 포지션은 포워드다.
센터 포지션을 라틀리프, 오세근, 김종규, 이종현으로 꾸리고 이승현을 포워드로 포함시키면 된다. 이승현은 무빙슛까지는 아니더라도 오픈찬스에서는 어지간한 슈터 못지않은 슈팅능력을 가진데다 외곽수비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센터 진영과의 포지션 중복을 피할 수 있다.
이 경우, 기존 포워드 진영에서 1명을 빼야한다. 지난해 11월 열린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대표팀의 포워드는 양희종(KGC), 이정현(KCC), 전준범(현대모비스), 허웅(국군체육부대)으로 구성됐다. 라틀리프의 가세가 대표팀에게는 반가운 일이지만, 센터든 포워드든 기존 멤버에서 누군가는 빠져야 한다.
농구대표팀 구성을 결정하는 허재(53) 감독과 경기력향상위원회의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