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5대 신사업 23조 투자]김동연 부총리 현장방문 맞춰 공개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23조 원에 기존 R&D 비용도 들어가 있지만 새롭게 투자하려는 금액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중국 판매량 급감 등 실적 악화를 겪고 동시에 자율주행 등 미래 자동차 기술 경쟁력이 뒤처진 것 아니냐는 우려를 받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규모 미래 투자를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신사업 투자 분야는 수소전기자동차로 대표되는 친환경 자동차 개발이다. 이날 경기 용인 현대차 환경기술연구소를 방문한 김 부총리는 수소차를 직접 타봤다. 이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CES)에 현대차가 선보인 차세대 수소차 ‘넥쏘’다.
특히 현대차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양산에 성공한 수소차에 거는 기대가 크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CES에서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돼 전력 사용이 많아지면 수소차에 대한 수요가 더욱 커질 것”이라며 “나라면 1회 충전으로 일주일을 쓸 수 있는 수소차를 타겠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속내는 복잡하다. 수소차를 확산시키려면 충전소 같은 인프라 확충이 필수적인데 국내 여건은 여전히 미비하기 때문이다. 현대차에 이어 수소차를 양산한 도요타가 있는 일본에는 수소 충전소가 100개 가까이 된다. 국내는 10여 곳에 불과하다. 김 부총리는 이런 상황을 인식한 듯 “당초 올해 고속도로에 설치하기로 한 수소 충전소 8개 이외에 추가 조성이 가능한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올해 전기차 보조금 예산이 2만 대 수준으로 업체들의 생산 계획인 3만 대에 못 미쳐 보조금이 조기에 고갈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김 부총리는 “필요하면 추가 예산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김 부총리가 인상 깊었다고 언급한 자율주차를 비롯한 자율주행 기술은 신사업 분야인 ‘스마트카’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완전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신사업 분야로 새롭게 지목된 인공지능(AI)도 완전 자율주행차를 완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스스로 운행하는 자율주행 자체뿐만 아니라 차내에서 여러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구현하는 데 인공지능이 핵심이다. 현대모비스가 올해 CES에서 선보인 ‘가상 비서’ 기술도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다.
현대차그룹이 이날 사업화를 공식화한 로봇은 아직은 생소한 분야다. 현대차그룹은 우선 입는(웨어러블) 형태의 로봇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공장이나 건설 현장에서 작업자의 근력을 키워주거나 거동이 불편한 보행자를 위한 주행 로봇이 대표적이다.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여러 신사업을 뒷받침하는 것이 스타트업 육성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올해 안에 한국 미국 이스라엘 중국 독일 등 세계 5곳에 오픈 이노베이션센터를 설립하기로 한 상태다.
한우신 hanwshin@donga.com / 용인=변종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