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연초부터 항공기 예약 전쟁, 왜?

입력 | 2018-01-08 17:09:00


동아일보DB

연초부터 비행기 티켓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국내 1위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은 5일 오후 5시에 시작한 할인항공권 판매행사 ‘찜(JJim) 항공권’에서 시작 30분 만에 동시접속자 70만 명이 몰렸다고 8일 밝혔다. 김포~제주, 부산~제주, 인천~괌 노선에 가장 많은 사람이 몰렸다. 12일 오후 5시까지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서는 총 30만 장을 파는데 5일부터 8일 오후 3시까지 판매된 항공권은 총 14만여 장이다.

제주항공은 매년 1, 7월에 항공권 할인판매를 하는데 지난해 1월 진행한 같은 행사에서는 동시접속자가 54만6000명이었다. 이번에 15만4000명이나 더 몰린 셈이다. 2년 전 같은 행사에서는 접속자가 몰려 한때 홈페이지가 다운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갈수록 항공여행이 늘어나는 추세라 예매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대규모 IT(정보통신) 투자도 단행했다”고 했다.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최근 2년 연속 항공여객 1억 명(누적)을 돌파한 국내 항공업계에서는 “올해도 기록 경신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특히 7, 8월 휴가철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은 사상 최대 규모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항공업계는 올해 여객수송실적이 지난해보다 약 7%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른 항공사들도 연초 탑승객을 잡기 위해 발 빠르게 나섰다. 에어서울은 이날 일본 항공권 특가판매와 현지 호텔 할인권 제공행사를 시작했다. 이스타항공도 일본 항공권 특가판매를 시작했다. 말레이시아 저비용 항공사 에어아시아는 항공권 300만 개를 특가에 내놨다.

항공여객 수요는 해마다 가파르게 늘고 있다. 2008년만 해도 우리나라 국내선 항공여객은 1699만360명, 국제선은 3534만1410명으로 총 5233만여 명이었지만 2016년 1억 명을 돌파했고 지난해 1억936만1974명을 기록했다. 10년 만에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국민 소득수준이 해외여행을 폭넓게 즐길 만큼 높아졌고 항공 이용 시스템과 노선이 다양해진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항공사들은 올해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경영계획 자료에서 “세계, 국내 경제가 성장률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돼 항공여객, 화물 수요도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과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봉합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올해도 CS300(10대), B787-9(4대), B777-300ER(4대) 등 항공기 추가도입에 나섰다.

한국인이 선호하는 해외 여행지로는 일본이 여전히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진에어가 지난해 자사 국제선 여객 493만 명을 분석한 결과 오사카를 방문한 여행객이 67만 명으로 노선 중 가장 많았다. 2위도 일본 후쿠오카(45만 명)였다. 베트남 다낭(45만 명), 필리핀 세부(39만 명)가 뒤를 이었다. 항공사 관계자는 “사드 갈등 이후 중국에 대한 반감이 일본행을 늘리는 풍선효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