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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삶의 질 개선”… 이주열 “구조개혁 골든타임”

입력 | 2018-01-01 03:00:00

한국경제 수장들 신년사




한국 경제를 이끌어 나갈 수장들은 ‘국민 피부에 와 닿는 삶의 질 개선’을 무술년(戊戌年)인 2018년 최우선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올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사상 처음 3만 달러에 진입하는 가운데 지표로 나타나는 양적 성장보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질적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재벌 개혁,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개혁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 “중요한 것은 삶의 질 개선”

지난해 12월 3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신년사에서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정책은 없는 정책이나 다름없다. 올해 경제정책 최우선 순위를 ‘국민 삶의 가시적 변화’에 두겠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교육, 주거비 등 생계비 부담을 줄이고 수도권과 지방, 대·중소기업 등 경제 각 부문이 균형 있게 발전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른 부처 장관들도 신년사에서 삶의 질 개선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경제 민주화는 국민 생활 속으로 들어와 삶의 조건이 개선될 때 비로소 정치적 슬로건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삶의 일부가 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올해를 ‘국민들이 피부로 체감하는 성과를 창출해야 하는 시기’로 규정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경기 회복의 온기를 실물경제 전반으로 확산시키겠다”고 했다.

이는 앞서 정부가 ‘2018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할 때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문제의식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문 대통령은 “경제 지표가 좋아지고 있지만 국민 개개인의 삶으로 체감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결국 일자리, 소득 등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정책에 정부 역량을 더욱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올해 가장 쟁점이 될 정책은 단연 보유세 개편이다. 정부는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개편 방안을 올해 6월 전까지 내놓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르면 올 상반기(1∼6월) 중 보유세 개편 검토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 경제정책의 주요 축 중 하나인 혁신성장에 대한 의지는 곳곳에 묻어났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올해 가장 역점을 두고자 하는 것은 혁신성장을 위한 금융”이라며 “지속적인 혁신성장을 위해 자금의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 “골든타임 놓치지 말아야”

올해 국내 경제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면서 구조 개혁에 대한 주문이 나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신년사에서 “성장세가 회복되고 재정이 확장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지금이 개혁 추진 적기”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와 민간 경제주체들이 협력해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선 경제체질 개선을 위한 개혁을 지속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이 강조해 온 재벌 개혁은 올해 더 탄력을 받게 됐다. 김상조 위원장은 올해 중점 추진 과제로 ‘대기업 지배구조 개편’을 첫 번째로 꼽았다. 김 위원장은 “더욱 철저한 혐의 입증과 분석을 통해 경영권을 편법적으로 승계하고 중소기업의 거래 기반을 훼손하는 일감 몰아주기를 이제는 근절해야 한다”고 했다. 논어에 나오는 ‘위산일궤(爲山一궤·산을 쌓는 것은 한 삼태기의 흙에 달려 있다)’를 인용하며 “작은 노력들이 쌓이고 쌓이면 커다란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식시장에서는 코스닥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종구 위원장은 “코스닥 시장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며 “코스닥 시장이 혁신기업의 대표 시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시장의 독립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상장 요건 등 진입 규제부터 거래 관행까지 꼼꼼히 들여다볼 방침이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2022년까지 10조 원 이상의 혁신모험펀드를 조성하고 코스닥 시장을 활성화해 혁신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