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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볼 피플] 현대모비스 이대성 “난 6000만원짜리…그래도 내 꿈은 한국 최고”

입력 | 2017-12-29 05:45:00

이대성은 미국 G리그 생활을 마치고 원 소속팀 현대모비스에 복귀해 적응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많은 기대를 받고 있지만, 스스로를 낮추고 경기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제공 | 현대모비스


■ 울산현대모비스 가드 이대성

“미국농구 경험, 내 플레이 돌아보는 계기
부족했던 기회…농구가 너무 하고싶었다
모두 내 탓, 이젠 한국 최고선수 목표 수정
농구는 내게 절실함, 기대치 극복 해야죠”


울산현대모비스의 가드 이대성(27·190cm)은 농구팬 사이에서 과대평가를 받는 선수 가운데 하나로 통한다. 늘 많은 기대에 비해 보여준 것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데뷔 때부터 그랬다. 중앙대를 자퇴하고 혈혈단신으로 미국 하와이 브리엄영대학교로 유학을 갔다가 2013년 KBL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1순위로 현대모비스 유재학(54)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이대성이 가진 능력에서 가능성을 본 유 감독은 출전시간을 늘려가며 점차신뢰의 폭을 높여갔다. 그러나 장기간의 부상, 군입대 등이 맞물리면서 기대만큼의 성과는 얻지 못했다. 올 시즌에는 미국프로농구(NBA) 하부리그 G리그에 잠시 몸담았다가 복귀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미국 농구를 경험했다는 이유로 또 다시 기대를 받고 있다.

이대성. 사진 | G리그 페이스북


● “성장? 달라진 것은 없다”

이대성은 KBL 복귀 이후 3경기를 뛰면서 평균 8.7점·3.7리바운드·1.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복귀전이었던 21일 서울 SK와의 경기에서는 단 한점도 넣지 못한 채 5반칙 퇴장을 당해 실망을 샀다. 23일 전주 KCC전에서 11점·6리바운드, 25일 창원 LG전에서는 13분52초만 뛰고도 15점을 올리는 집중력을 뽐냈다. 기록상으로는 점차 경기감각을 찾아가는 모양새지만 파격적인 경기능력을 보여준 것은 아니다.

이대성은 “미국농구를 경험했다는 것만으로 기대를 받았다. 복귀전에서 방송 인터뷰도 하고… 하지만, 사실 내 실력이 달라진 것은 없다. 몇 개월 미국에 다녀왔다고 갑자기 실력이 늘지는 않을테니까. 다만 미국에서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 훈련방법을 몸으로 익혔고 내 플레이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당장 시급한 것은 자신만의 밸런스를 찾는 것이다.

G리그에서는 출전시간이 워낙 짧았던 데다 장시간의 원정이동 등으로 경기력은 물론이고 체력적으로도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대성이 이리 베이호크스에서 방출된 직후 유 감독이 “더 이상 망가지는 걸 볼 수 없다”며 복귀를 권유한 것도 이러한 현상이 장기화 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다.

이대성은 “아무리 많이 보고 배웠다고 해도 결국 선수는 뛰어야 그걸 몸에 익힐 수 있다. 마냥 미국에 머물고 싶었다면 영입제안이 왔던 팀과 계약을 맺었겠지만, ‘선수는 뛰어야 가치가 있다’는 감독님의 조언을 새겨듣고 복귀를 결정했다. 농구가 너무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이대성. 사진제공|KBL


● 시행착오가 준 경험

이대성은 스스로 기대치를 낮추고 있다. 앞선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시즌 국군체육부대(상무) 전역 이후 7경기를 뛰었다. 복무기간동안 몸을 잘 만들었기에 기대치가 엄청 높았다. 식단조절을 하고 밤낮으로 운동을 하면서 외국인선수 못지않은 체형이 됐다. 유 감독도 “상무에서 이처럼 몸을 만들어 온 선수는 이대성 뿐이다”며 큰 기대감을 가졌다.

그러나 기대했던 만큼의 경기력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이대성은 “몸을 잘 만들어서 나도 자신감이 넘쳤다. 하지만, 근육량이 많아지니 소모되는 에너지가 너무 커서 내 몸이 버텨내지를 못했다. 1경기 뛰고 나면 회복이 전혀 안됐다. 상무에서는 1주일에 1게임 뛰니까 충분히 쉴 시간이 있었는데, 프로에서는 이틀에 한번 꼴로 경기를 하니 몸이 감당을 못했다. 코트에 서는 게 무서웠을 정도였다”며 지난시즌을 회상했다.

이를 토대로 올 여름에는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체중을 줄이고 스피드를 낼 수 있는 근력을 발달시키는 방향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왔다.

이대성은 “감독님도 내게 기대했다가 실망하신 경험이 있어서 인지 이번에는 별다른 언급을 안 하시더라(웃음). 나는 그 정도 기대를 받을 실력이 안 된다.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거기 선수들과 부딪치면서 ‘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출전시간을 얻지는 못했다. 팀에서 투웨이계약(NBA·G리그 동시계약)을 한 선수를 우선으로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니까. 하지만 그런 환경마저도 결국 내 실력이라고 생각한다. 그걸 극복할 실력이 안 됐던 것이다. 지금도 나는 연봉 6000만원 짜리 선수일 뿐이다”며 스스로를 낮췄다.

하지만, 기대치만 높은 연봉 6000만원 짜리 선수에 머물 생각은 전혀 없다. 목표설정도 바뀌었다. ‘한국 최고의 농구선수’가 되는 것이다.

이대성은 “신인 때 회식자리에서 감독님께서 ‘열심히 하는 선수는 즐기는 선수 못 이기고, 즐기는 선수는 절실한 선수 못 이긴다. 너의 절실함을 믿는다’고 하신 말씀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나는 절실한 거 빼면 프로에 입단하지도, 미국에 다녀오지도 못했을 선수다. 여름까지만 해도 마냥 미국에서 농구하는 것만 생각해왔다. 이제는 목표가 바뀌었다. 한국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다. 지금은 기대치만 높은 선수지만, 결국 그걸 이겨내는 것도 내 몫이다. 늘 절실하게 농구하겠다”며 다부지게 말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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