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토레델라고 푸치니 페스티벌에서 공연된 ‘라보엠’ 2막. 동아일보DB
푸치니.
밖에 앉는다는 설정이 무대 구성을 위해 자연스럽기는 합니다. 2막에서는 카페에 앉은 주인공들뿐 아니라 길을 다니는 장난감 장수, 군악대 행진 등에도 눈길이 가기 때문이죠. 주인공들과 길거리의 군중이 ‘같은’ 실외에 드러나는 쪽이 더 자연스러워 보이는 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주인공들이 카페 건물 내부에 앉도록 무대를 배치하는 것이 특별히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푸치니 전기 작가들은 이 장면이 사실은 ‘상상의 파리’일 뿐이라고 얘기합니다. 푸치니의 고향인 이탈리아의 루카는 12월 말에도 기온이 온화했고, 크리스마스이브에는 사람들이 원형광장의 카페에 앉아 있곤 했다는 겁니다. 3막에 나오는 ‘호플라’라는 합창도 루카가 있는 토스카나주 사람들만 쓰는 말이라고 합니다.
‘클럽 라보엠’ 회원이었던 동네 화가 판니는 훗날 ‘라보엠’이 완성되던 날을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푸치니가 작곡이 끝났으니 들어 보라고 말했다. ‘클럽 라보엠’ 안은 조용해졌다. 마지막 화음을 연주한 뒤 푸치니는 ‘가엾은 미미는 이렇게 죽었다’고 말하며 건반 앞에 얼굴을 파묻었다. 다시 일어난 그의 얼굴은 눈물로 얼룩져 있었다.”
12월이면 특히 사랑을 받는 ‘라보엠’을 국립오페라단이 12월 7∼10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합니다. 여주인공 미미 역에 소프라노 윤정난 홍주영, 남주인공 로돌포 역에 테너 허영훈 김경호 씨 등이 출연합니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