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상무의 여름이 22일 부산구덕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 부산 아이파크와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벤치를 향해 엄지를 보이고 있다. 상주는 여름의 골로 원정에서 먼저 1승을 챙겨 K리그 클래식 잔류 가능성을 높였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전반 7분 벼락골·후반 결정적 골 차단
골대 두번 때린 부산,결정타 불발 탄식
“내일은 없어요. 이 순간만 생각합니다.”
외나무다리 앞에서 두 사령탑은 약속이나 한 듯 충실한 오늘을 다짐했다. ‘KEB하나은행 K리그 2017’승강플레이오프(PO) 1차전이 열린 22일 부산구덕운동장은 뜨거움과 차가움이 공존했다. 아산 무궁화와의 챌린지(2부리그) PO를 뚫고 2위를 확정한 부산 아이파크도, 클래식(1부리그) 11위에 머문 상주상무도 서로를 원치 않았다. 두 팀 모두 갑작스레 세상을 등진 고 조진호 감독과 인연이 깊은 터, 서로를 너무 잘 아는 만큼 더 부담스러웠다.
여기에 또 다른 포인트가 있었다. 원정 1골은 홈 2골과 같은 효과가 있었다. 이 때문에 약간의 전략 조정이 있었다. 홍철-신세계가 이룬 상대의 빠른 측면에 대비, ‘무실점’도 중요한 부산은 김문환을 윙 포워드로 전진시키고 정호정을 측면 풀백으로 내렸다. 과감한 공격이 강점인 상주를 의식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팽팽한 긴장과 균형은 전반 7분 만에 깨졌다.
상주의 중앙 미드필더 여름의 중거리 슛이 골 망을 갈랐다. ‘속죄 포’였다. 여름은 18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클래식 최종전(0-2)에서 레드카드를 받았고, 팀은 승강PO로 떨어졌다. 그러나 승강PO는 무대가 달라 징계가 이어지지 않는다. 김 감독은 올 시즌 부지런히 중원을 누벼온 여름에 다시 기회를 줬고, 제자는 귀한 원정 골로 보답했다.
주력 모두가 내로라하는 K리그 실력자들로 구성된 상주가 마지막 자존심을 위해 몸부림을 치자 최근 4경기 무패(3승1무)를 내달린 부산이 흔들렸다. 찬스를 많이 놓쳤고 공간 침투도 자주 허용했다.
상주는 적극적인 교체로 눈길을 끌었다. 전반 40분 이전에 유준수-진대성을 빼고 윤주태-김병오를 투입, 투 톱을 형성했다. “교체 타이밍이 승부처”란 이 대행의 예상보다 훨씬 빠른 시간대로, 전술 변화와 동시에 상대의 혼란을 유도하기 위해서였다. 윤주태는 심지어 이광선과 다시 교체됐다.
부산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