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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취향교, 제자리 찾는다

입력 | 2017-11-07 03:00:00

1953년 향원정 남쪽으로 잘못 복원… 발굴조사서 북쪽에 4열 교각 확인




일제강점기 때 촬영된 취향교(위 사진)는 일제에 의해 헐리기 전 원형을 보여준다. 아래 사진은 발굴조사로 드러난 취향교의 적심(積心)과 나무기둥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60년 넘게 잘못 복원된 채 방치된 ‘경복궁 취향교(醉香橋)’가 제자리를 찾을 수 있게 됐다.

문화재청 산하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최근 발굴 조사를 통해 향원정 북쪽에 있던 취향교의 원위치를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향원정 북쪽에서 취향교의 기초로 보이는 적심(積心)과 나무기둥, 진입로의 흔적을 찾은 것이다.

문화재 당국은 6·25전쟁으로 파괴된 취향교를 1953년 복원하면서 향원정 남쪽의 함화당(咸和堂)과 잘못 연결했다. 본래 취향교는 1873년 건립 당시 향원정 북쪽의 건청궁과 연결돼 있었다. 이는 경복궁 중건 직후인 1890년대에 작성된 ‘북궐도형(北闕圖形)’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발굴 조사 이전에도 취향교와 이어진 기초석을 향원정 북쪽에서 관찰할 수 있었다.

문화재청은 취향교가 정반대 방향으로 복원된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2012년 3월 향원정을 보물로 지정할 당시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동아일보는 3년 전 새누리당 서용교 의원실의 국정감사 자료를 인용해 취향교 복원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편 연구소는 발굴 조사에서 취향교의 난간이 본래 곡선 형태였으며, 교각이 네 열로 구성됐던 사실도 확인했다. 일제강점기 때 취향교를 헐고 그 자리에 다리를 새로 놓은 사실도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다리를 떠받치는 기둥과 난간이 원형을 잃은 걸로 조사됐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