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메터는 모텐슨 이사의 말대로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틈새시장을 노리는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양산하는 회사다. 스마트폰이 보편화 되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한 뉴스 전파가 일상이 된 요즘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미디어 산업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보겠다는 역발상에서 출발한 것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KPF 디플로마-디지털 미디어의 미래’ 교육과정의 하나로 방문한 더 메터의 본사 사무실은 기업이라는 느낌보다 동아리방 같은 아늑한 공간이었다. 통통 튀는 아이디어를 발굴해내기 위한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를 내기 위한 전략 같았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스타트업은 사업이 성공해서 투자금을 돌려주기 전까진 무료로 더 메터의 도움을 받는다. 더 메터가 사업 초기에 드는 소액의 시드머니를 투자하고, 향후 대기업 투자자들의 자금을 유치하는 방식이다. 매번 참가자 모집 때마다 경쟁률이 높아 12개 팀을 선발하는 20주 프로그램에 600~800명의 지원자가 몰린다. 현재까지 총 61개 스타트업에서 149명이 사업을 시작했다.
더 메터를 거쳐 간 성공적 스타트업 사례로 꼽히는 ‘지가(ZEEGA)’는 비디오 콘텐츠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아 최근 인터넷 매체 버즈피드에 인수됐다. 기존 영상을 활용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서 블로그나 SNS에 공유할 수 있는 앱으로, 버즈피드에 인수된 이후로는 비디오 콘텐츠 공유에 주로 활용되고 있다. 모텐슨 이사는 “지금 같은 미디어 환경에서 페이스북이나 구글 같은 큰 성공을 거둘 수는 없겠지만, 모바일 분야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은 몇몇 업체들은 큰 회사에 인수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더 메터는 스타트업뿐 아니라 기존 언론사에 일종의 경영 컨설팅이나 교육 서비스도 제공한다. 스타트업 양성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20주 동안 언론사가 원하는 시스템 변화 등을 교육한다. 최근에는 AP통신이 더 메터 측에 오디오 뉴스를 일반 텍스트 기사로 호환하는데 드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워크샵을 요청해 교육을 진행했다.
모텐슨 이사는 “미디어 산업이 쇠락하고 있다지만, 이슈는 계속 발생하고, 사람들은 뉴스 없이는 살 수 없다. 틈새시장을 노리는 스타트업들도 변화하는 산업의 흐름을 잡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아직까지 한국 스타트업 참가자는 한 팀도 없었는데, IT분야에 뛰어난 한국인의 참여를 언제든 환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