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동아일보 주최 글로벌 교육혁신 포럼 및 심포지엄
19일 충남 아산시 순천향대에서 수전 머콧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가 ‘디랩(D-Lab)’에서 학생이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있다. 아산=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 “대학서 배운 지식, 평생 사용은 불가능”
이번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했던 레티시아 카바냐로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현대사회가 복잡한 문제로 얽혀 있는 만큼 정답이 하나만 있다고 규정하고 여기에 맞춰 교육하면 생산성이 오히려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사회 변화 흐름에 맞춰 교육도 변해야 한다는 뜻이다.
교육이 바뀌면 그에 맞춰 기존의 평가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카바냐로 교수는 ‘학부 4년’ 동안 낸 결과물로만 학생을 평가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4년이라는 시간은 학생의 능력을 측정하기엔 짧다는 것. 또 결과물로만 평가하게 되면 학생이 위험을 감수하며 도전정신을 발휘하기보다 ‘잘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에 갇히게 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중요한 능력인 창의성과 생산성을 발휘하도록 독려하기 위해선 ‘과정’도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 좌장을 맡은 크리스토퍼 한 SAP 앱하우스 센터장도 “회사에 들어오고 나서 실패하면 비용이 상당히 많이 든다”며 “학교에서는 실패해도 되고 도전해도 된다. ‘대학은 안전하다’는 사고방식과 기량을 가지라”고 말했다.
○ 교수는 조력자, 협력 교육이 중요
이날 대학의 교육 혁신 사례로 매사추세츠공대(MIT)의 ‘디랩(D-Lab)’이 소개됐다. 디랩은 차세대 혁명이 산업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인간에 대한 인식까지 포괄해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빈곤과 같이 지역사회나 국제 문제에 대해 실용적인 해결책을 내놓는 게 목표인 이유다.
수전 머콧 MIT 교수는 디랩이 진행했던 프로젝트 중 한 예로 ‘워시(WASH·Water And Sanitation Hygiene)’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전 세계 60%에 해당되는 인구(44억 명)가 열악한 위생 환경에 놓여 있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문제를 해결할 장치를 각자 고안해냈다. 한 한국 학생은 오염된 물에서 박테리아를 99.9% 걸러내는 장치를 만들었다고 한다. 해당 장치는 현재 우간다에서 생산돼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다. 이 외에도 바이오샌드 필터(biosand filters)를 만들어 나이지리아에서 물을 정수하는 사업을 진행한 한국인도 있었다. 머콧 교수는 “새로운 교육방법은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모여 새로운 걸 만들어내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협력 교육으로 장피에르 사이퍼트 독일 베를린공대 교수는 학계와 기업이 함께하는 연구소를, 수 전 캐나다 워털루대 교수는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아산=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