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영화 촬영 도중 배우 조덕제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그를 고소한 여배우 A 씨와 조덕제가 전혀 다른 주장을 펴고 있는 가운데, 여성연예인인권지원센터 정슬아 사무국장이 “연기와 연기를 빙자한 추행은 분명히 다르다”며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정 사무국장은 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영화 촬영 중에 벌어진 것이고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연기파 배우들은 겁탈 장면을 아예 못 찍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배역에 몰입한 것이기 때문에 용서해야 된다는 말은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범죄를 용인하자 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 정 사무국장의 입장.
정 사무국장은 ‘상의를 찢는 것으로 합의가 됐다’는 조덕제 측의 주장에 대해선 “상반신 위주로 촬영 하는 것에 대한 합의는 있었지만 속옷을 찢는 행위에 대해서는 얘기된 바가 없다”며 “그것을 증명하는 것은 여벌 의상이나 혹은 속옷이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실제 촬영을 진행할 때 그런 장면이 예정돼 있다면 소품으로서 속옷이나 의상이 더 준비되어 있어야 되는데 그렇지 않았고 감독이 이야기한 것도 상반신 위주 얼굴 중심으로 촬영을 하기로 한 상황이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사무국장에 따르면 영화 메이킹필름에서 감독이 ‘찢어버려라’, ‘거칠게 해라’ 등의 지시를 내리는 장면도 A 씨는 듣지 못한 상황이었다.
하의 속으로 손을 넣어서 추행을 했는지 여부에 대해선 “우선 문제 상황이 있고 나서 피해자 분이 바로 문제제기를 하시면서 피해 입은 사실에 대해서 이야기 했었을 때 조덕제 측에서도 부인하지 않았었다”며 “본인이 연기에 몰입해서 그런 거라는 말을 했지 그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고 판결문에서 얘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핵심적으로 이야기해야 되는 것은 이 사실관계의 진위여부, 진실공방보다는 노출 연기가 있었을 때 통상적으로 사전 합의를 하고 출연하는 배우들이 꼼꼼하게 체크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게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상황이 일어나게 된 거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런 것들이 관행적으로 용인되어왔었던 분위기가 있었고, 가해행위가 있고 혹은 피해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영화 현장에서 떠날 것을 마음 먹지 않고서는 그 이야기를 할 수 없는 분위기가 분명히 존재한다”며 “그래서 피해자 분께서도 본인뿐만 아니라 지금 이 비슷한 일을 겪고 계신 분들이 용기를 내고 연기자들이 연기를 하는 과정에서도 인권은 보호 받고 성적 자기 결정권 침해를 입지 말아야 된다는 이야기를 함께하기 위해서 나서 주신 거다”라고 말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