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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년 8개월, 쉬지않고 이어온 ‘춤’

입력 | 2017-10-25 03:00:00

월간지 ‘춤’ 500호… 무용지론 최장
代이은 조유현 대표 “감격스럽다”




월간지 ‘춤’이 10월 500호를 냈다. 1976년 3월 창간호를 낸 뒤 한 달도 거르지 않고 41년을 달려왔다. 한국 무용지로서 최장수 기록이다. 제1세대 무용평론가인 고 조동화 선생(1922∼2014)이 창간한 ‘춤’지는 현재 외아들인 조유현 출판사 ‘늘봄’ 대표(56·사진)가 발행인을 맡아 대를 이어 내놓고 있다. 조 대표의 아내(조은경·54)는 주간을 맡고 있다.

500호를 맞은 것에 대해 조 대표는 “아버지가 쌓아 올린 것인데 오히려 누를 끼치지 않을지 두렵다. 창간호부터 지난 ‘춤’지를 살펴보며 각계각층의 유명인사들이 보낸 원고와 작품들을 보면서 감동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와 조 주간은 춤을 전공하지 않았다. 서울대 언론학과를 나와 광고회사에서 일하다가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는 조 대표는 “조동화 선생이 타계한 뒤 발행인이 되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사회학과를 나온 조 주간도 2011년 당시 편집장이 그만두면서 ‘춤’지 제작에 참여해왔다.

‘춤’지는 ‘무용’이 아닌 ‘춤’을 제호로 사용해 ‘춤’이라는 명사를 문화어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 또 각 분야 석학과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인물들을 필자로 끌어들였다. 유명인들을 춤 애호가로 만들면서 춤 예술에 대한 낮은 사회적 인식을 뛰어넘어 당당히 예술의 한 장르로 격상시키는 데 공헌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용 평론에 대한 개념조차 없던 시절 ‘춤’지는 평론가 양성의 산실이었다. 춤 평론가로 활동 중인 박민경, 김경애, 정기헌, 성기숙, 이동우, 심정민 등이 모두 ‘춤’지를 통해 등단했다.

‘춤’지 500호를 기념해 ‘춤이 있는 풍경’이라는 단행본도 발간했다. 춤을 주제로 한 화가 500여 명의 글과 그림, 무용가 100여 명과 문화계 인사 50여 명의 글과 사진이 실렸다. 조 대표는 “춤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그동안 ‘춤’지의 이채로운 칼럼을 묶어 냈다”고 말했다. 화가 천경자, 서세옥, 백남준, 장욱진, 박노수, 김흥수 등을 비롯해 무용가 육완순, 배정혜, 문훈숙, 김복희 등이다. ‘춤’지 500호 기념식과 ‘춤이 있는 풍경’ 출판기념회는 25일 오후 2시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열린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