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北 최선희, 한국 비난 발언 자제”

입력 | 2017-10-25 03:00:00

외교부, 대화 긍정적 신호로 평가… 일각 “통미봉남 전략… 주관적 해석”




북한이 40일째 도발을 멈춘 가운데 정부가 대북관계 개선의 틈을 살피고 있다. 20, 21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 핵 비확산 회의’에 참석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미국장(사진)이 한국에 대해 부정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외교부 당국자는 24일 “이번 회의 첫날과 둘째 날 통틀어 한국 정부에 대한 일체의 부정적인 발언은 없었다”면서 “미국 관계자들도 ‘한국에 대해서는 톤을 상당히 신경을 쓴 게 보인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한미 연합 해상훈련을 두고도 한미 훈련이라고 하지 않고 미국의 대규모 훈련이라고 할 정도로 의도적인 측면이 있지 않았나 싶다”고도 했다.

정부는 최 국장이 한국에 비판적인 논조를 거뒀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일각에선 희망 섞인 주관적 해석이란 지적도 나온다. 북한이 한국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핵 문제는 미국과만 대화하겠다는 ‘통미봉남’ 전략에 따른 것인데, 우리가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 국장은 회의 참석자들로부터 비판과 우려도 동시에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과의 대화를 옹호하는 이들조차 회의에서 “북한이 핵 억지력을 보유했다고 하고 뭔가를 또 보여주겠다고 한다면 그건 억지 차원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는 것이다.

이번 회의에선 북-미 접촉 채널인 ‘뉴욕 채널’이 제대로 가동되는지도 논란이 일었다고 한다. 최 국장은 이를 의식한 듯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이동해 대학원생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북-미 간 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