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진=딸 친구 여중생을 살해 및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사건의 이영학 씨가 11일 오전 이 씨 부녀가 거주했던 서울 중랑구 망우동 자택에서 현장검증을 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중학생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어금니 아빠’ 이영학(35)의 범행 동기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는 가운데, 범죄심리전문가들은 이 씨의 ‘소아성애 성적 취향’과 ‘부인의 죽음’이 범행 동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2일 뉴스1에 따르면, 프로파일러인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 씨의 범행동기에 대해 “성(性)과 연관된 일탈적 요구가 가장 설득력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 씨의 휴대전화에서는 불특정 다수의 남녀가 나오는 음란 동영상이 발견돼 이 씨가 성매매를 알선하고 이를 몰래 촬영했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영상에는 지난달 투신자살한 아내 최모 씨(32)의 성관계 모습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이 씨의 아내가 10대일 때 아이를 낳은 점, 이 씨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14~20세 사이의 어린 여성에 대한 성적 관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점 등을 지적하며 이 씨에게 소아성애 성향이 있었을 거라고 분석한 뒤 “최근에 그런 선호가 심화된 것은 아내의 죽음과 연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로파일러 출신 배상훈 서울디지털대 경찰학과 교수도 아내의 죽음이 범행 동기가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이 씨가 부인의 죽음을 수사했던 경찰에 적개심을 가지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 때문에 이 씨의 소아성애 성향이 증폭돼 범죄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이 씨가 평소 성인 마사지숍 등을 운영하며 성적 만족을 느껴왔는데 부인의 죽음으로 (성적 욕구가) 촉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배 교수는 “부인의 성적 학대 정황도 있듯 이 씨가 부인을 정상적인 애정없이 (성적) 도구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성도착 외에는 별다른 살인 동기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씨의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딸 이모 양(14)에 대해서는 ‘아동학대 피해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이수정 교수는 이 양에 대해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는 꼭두각시였다면 공범이란 표현이 맞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배상훈 교수는 “(이 양은) 희귀병을 함께 앓는 아빠에게 정신적으로 종속된 상태”라면서도 “물론 그렇다고 해서 범행의 책임으로부터는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