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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 덮친 붉은불개미…“전문가 합동조사 실시”

입력 | 2017-10-07 16:25:00


“국민 여러분의 불안을 종식시키기 위해 추석 연휴기간에 조사를 마무리 하겠습니다.”

길게는 10일 동안의 추석 연휴 중간인 3일, 정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긴급 차관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연휴 중간에 6개 부처의 차관급 인사를 급히 모아 회의를 열게 한 것은 북한의 위협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이 아니라 바로 크기 5mm의 작은 개미떼였다.

이번 추석 내내 ‘살인개미’로 불리는 붉은불개미 공포가 전국을 뒤덮었다. 국내에서 붉은불개미가 최초 발견된 것은 연휴 직전인 지난달 28일. 이날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25마리가 발견됐다. 다음날인 지난달 29일에는 1000마리가 서식하는 규모의 붉은불개미 집이 감만부두에서 추가로 확인됐다. 이에 정부는 6개 부처가 합동으로 참여하는 관계 부처 태스크포스(TF)까지 만들며 붉은불개미 박멸에 나섰다.

붉은불개미는 대표적인 악성 침입 외래곤충이다.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이 선정한 ‘세계 최악의 100대 침입외래종’에도 이름이 올려져 있다. 크기는 작지만 워낙 공격적인 성격을 지녀 상륙하는 나라마다 이미 살고 있는 개미들을 몰아내고 해당 국가의 우점종이 됐다. 가축의 눈을 쏘아 눈을 멀게 하는가 하면, 가정집에 침입해 사람을 물어 쇼크사로 숨지게 하기도 한다. 북아메리카에서는 한 해에 평균 8만 명이 이 개미에 쏘이고 100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붉은불개미 원산지는 남아메리카 중부 지역이다. 1930년대 미국에 처음 상륙했다. 이어 호주(2001년) 대만(2004년) 중국(2005년) 등 환태평양 무역국 항만 중심으로 퍼져나갔다. 올해 5월 일본에 이어 이번에는 ‘청정지대’로 꼽히던 한국에서 발견된 것이다.

관계 기관이 추석 연휴도 반납하고 예찰한 결과 아직까지 국내에 붉은불개미가 대량으로 퍼진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5일 끝난 부산항 감만부두 1차 조사 결과 개미가 추가로 발견되지 않았다. 당국은 7일 경기 의왕과 경남 양산에 있는 내륙 컨테이너기지에도 전문가 20명을 투입해 합동 정밀조사에 나섰다. 붉은불개미가 부산항에 발견되기 전 이미 컨테이너를 타고 국내로 유입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정부 당국자는 “9일 부산 감만부두에 대한 관계기관 전문가 합동조사를 실시해 붉은불개미 확산 여부를 정밀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