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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사장’ 네명 중 셋, 5년도 못버텨

입력 | 2017-09-28 03:00:00

지난해 창업 23%가 청년
온라인쇼핑몰 3만7000건 최다… 커피숍 5년새 3배로 늘어 4587건
음식숙박업 5년 생존율 15% 그쳐




창업에 나선 청년층(15∼34세)의 대부분이 커피 전문점, 인터넷 쇼핑몰, 음식점 등의 사업에 뛰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청년 창업자 4명중 3명(76.5%)은 5년도 버티지 못한 채 문을 닫은 것으로 조사됐다.

27일 국세청이 발표한 ‘국세 통계로 보는 청년 창업활동’에 따르면 청년층이 개업한 커피숍은 2011년 1525건에서 2016년 4587건으로 200.8% 늘었다. 이는 창업 건수가 1000건 이상인 업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커피숍은 조사 대상 중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그 결과 2011년 10위권 밖이었던 청년층의 커피숍 창업 건수는 5년 만에 4위로 수직 상승했다. 인테리어 및 패션디자인(125%), 피부미용(85%), 일본음식점(42.7%) 등에도 청년 창업가들이 몰렸다. 국세청은 “커피 소비 증가를 비롯한 외식 분야의 다양화, 1인 가구 증가, 외모에 대한 관심 등이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창업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반면 옷가게(오프라인) 창업은 5년 새 47.3% 줄었다. 휴대전화 등 통신기기 소매업도 43.3% 감소했다. 소비자들의 구매 행태가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음주 문화가 바뀌면서 간이주점(41%), 호프 및 소주방(35.8%) 등도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청년층이 창업한 사업체의 생명은 길지 않았다. 5년 동안 폐업 없이 사업을 계속한 ‘사업지속률’을 분석한 결과 가장 높은 제조업이 40.7%로 50%를 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이 쉽게 창업에 나서는 음식숙박업의 5년 생존율은 15.5%에 불과했다. 소매업도 17%에 머물렀고, 서비스업은 30.6%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사업지속률이 높은 업종은 제조업, 기술 관련 업종 등 전문성이 있는 것이며 유흥주점, 게임장, 음식업 등은 상대적으로 사업 기간이 짧았다”고 밝혔다. 별다른 전문성 없이 창업에 뛰어들었다가 금방 포기한 청년 사장들이 적지 않았다는 뜻이다.

2016년 청년층의 창업은 22만6000건으로, 전체 창업의 22.9%를 차지했다. 청년 전체 인구(약 1340만 명) 중 1.7%가 창업에 나선 것이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을 파는 통신판매업(3만7000건)의 창업이 가장 많았다. 온라인 쇼핑몰은 점포 임차료가 들지 않아 소자본 창업도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도시락 판매점, 죽 가게 등이 포함된 한식 음식점(1만8000건) 등은 꾸준히 창업이 많았다. 김현정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청년들이 창업에서 길을 찾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남들이 하는 영역에 손쉽게 접근해서는 현실적으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게 통계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