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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부사장, 이라크 출장 후 전날 귀국해 직원들과 식사까지…대체 왜?

입력 | 2017-09-21 10:59:00


김인식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부사장(65)이 21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KAI는 분식회계와 채용비리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어 김인식 부사장의 죽음이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다.

경남 사천의 한 아파트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된 김인식 부사장은 3장 분량의 유서를 남겼다. 가족과 고교 동창인 하성용 전 KAI 대표에 관한 내용으로 알려졌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김인식 부사장은 이날 오전 경남 사천시 KAI 직원 숙소용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KAI 직원이 오전 8시 40분쯤 목을 매 숨진 김 부사장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김 부사장의 자필 유서를 발견했다. 3장 분량의 유서에는 “잘해보려고 했는데 누를 끼쳐 미안하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일부 매체에 따르면, 유서 한 장은 하성용 전 KAI 대표와 직원들에게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단, 최근 KAI에서 불거진 방산·경영 비리 및 검찰 조사에 대해선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유서 두 장은 아들, 아내, 동생 등 가족에게 남긴 것으로, 해당 유서에는 “사랑한다. 미안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부사장은 사흘간 이라크로 출장을 갔다가 20일 귀국해 직원들과 저녁식사 후 이날 저녁 아파트로 돌아왔으며, 스스로 숨질 만한 낌새를 전혀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에선 유서와 함께 술병도 발견됐다.

경찰은 김 부사장의 사인에 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KAI가 하성용 전 KAI 대표 재직 시절인 2013~2016년 이라크 공군기지 재건사업과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 등에서 수천억 원 규모의 회계 분식이 이뤄진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벌여왔다. 김인식 부사장은 하성용 전 대표의 고등학교(경북고) 동창이다.

검찰은 21일 하성용 전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19일 하 전 대표를 소환해 조사를 벌였으며, 20일 하 전 대표를 긴급체포해 구속 수사를 위한 신병을 확보했다. 하 전 대표에게 적용되는 혐의는 분식회계 및 배임수재 등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날 한 매체를 통해 “김 부사장에 대한 소환통보나 서면 자료 요청, 수사와 관련한 전화통화도 이뤄진 적이 없다. 이번 수사는 하성용 전 대표를 경영비리 정점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