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점 통폐합-디지털 강화 이끌어… 은행측 “노조와도 사이 좋아” 단독 후보 추대 가능성… 27일 주총
씨티은행은 22일 임추위를 열고 박 행장의 연임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이날 임추위원들 간 특별한 이견이 없으면 박 행장이 단독 후보로 추대된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씨티은행에선 복수 후보가 나온 적이 없다. 이날 후보가 단독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종 후보는 다음 달 27일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3년 임기를 시작한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박 회장의 연임이다. 99.98% 지분을 가진 씨티은행 모그룹 미국씨티그룹은 박 행장이 대규모 지점 통폐합을 성공적으로 이끈 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그는 올해 초 126개 점포 중 90개를 없앴다. 노조의 극심한 반대에 직면했지만 폐쇄 점포 수 조정, 고용 보장, 근무 여건 개선 등의 카드를 제시하며 갈등을 봉합했다. 김호재 씨티은행 노동조합 홍보부위원장은 “노사가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소통을 많이 했고 인터넷은행 등장, 디지털 혁신 등에 대해 공감대가 많이 형성됐다. 오히려 위기를 넘어서서 뭉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전임 행장인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이 14년간 장기 집권한 선례와 외국계 금융회사의 특성상 정권의 입김에서 자유로운 점도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최근 KB금융지주에서 윤종규 회장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된 것을 두고 금융업계는 “정부가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민간 금융권 인사에는 개입하지 않는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박 행장은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등 경제·금융계 주요 인사들과 경기고 동문이기도 하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실적도 좋고 노조와도 사이가 좋아서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 대적할 만한 적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