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에서 전업작가로 변신 정재민 첫 장편 ‘거미집…’ 내놔
최근 출간된 장편소설 ‘거미집 짓기’(마음서재)는 두 개의 이야기가 2012년, 1963년이라는 다른 시간대를 배경으로 교차하며 전개된다. 전혀 달라 보이는 두 이야기는 어느 순간 한 지점에서 겹쳐지며 뜻밖의 상황과 마주하게 된다. 탄광촌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과 복지관 내부 등은 생동감 있게 그렸다. 단문으로 속도감 있게 써 내려간 글은 시선을 붙잡는다.
정 작가는 “엔지니어로 일하며 프로그래밍 작업을 한 경험이 전체적인 틀을 구상하며 소설의 구조를 짜는 데 간접적으로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거미집…’은 추리소설인 동시에 기구한 개인의 삶을 들여다보는 작품이기도 하다. 어떤 부분에 방점을 찍을지는 독자의 몫이다. 작품을 이해하는 데 어떤 틀도 씌우지 않겠다는 의미로 ‘작가의 말’을 싣지 않았다. ‘소설의 소임은 거짓의 거미줄 사이에서 진실을 찾는 것이다’라는 유명 소설가 스티븐 킹의 말을 첫 장에 소개한 것은 추리를 해 나가는 데 일종의 단서가 될 수 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