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병원 정은향-이경순 간호사… 해외파견 수고비 200만원 쾌척 갑상샘암 수술 성공적으로 마쳐
1일 서울 고려대 안암병원 간호사 정은향 씨와 이경순 씨(왼쪽에서 첫 번째와 두 번째), 이들의 기부금으로 암 수술을 무사히 마친 김인선 양(오른쪽)과 김 양의 할머니(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병실에서 미소 짓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김 양은 9세 때 약으로 조절되지 않는 간질인 레녹스 증후군이 발병한 후 학교도 포기한 채 병마와 싸우고 있다. 불행은 계속됐다. 약 한 달 전 갑상샘암이 발견됐다. 10대에서 발견되는 경우는 드문 데다 수시로 발생하는 간질 탓에 병세는 빠르게 악화됐다. 그동안의 치료비 내기에도 힘겨운 가족은 쉽사리 암 수술 날짜를 잡지 못했다. 김 양의 할머니는 “애 엄마 아빠가 일용직으로 버는 돈과 기초생활수급비를 합쳐 월 200만 원 남짓으로 여섯 명이 생활하고 치료비까지 감당하고 있다”며 “암 진단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김 양의 아버지는 병원 사회사업팀을 찾아갔다. “한 번만 도와주시면 평생 은혜를 잊지 않겠다”며 직원에게 도움을 호소했다. 몇 시간 뒤 볼리비아에서 2개월 파견 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간호사 정 씨와 이 씨도 사회사업팀을 찾았다. 일종의 수고비로 받은 200만 원을 기부하러 온 것이었다. 볼리비아에서 치료비가 없어 죽어가던 어린 환자를 잊을 수 없던 두 간호사는 기부를 결심했다고 한다.
김단비 기자 kub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