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문학상 심사위원장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앤토니아 수전 바이엇(81·영국), 코맥 매카시(84·미국), 페터 한트케(75·오스트리아), 가즈오 이시구로(63·일본계 영국인), 얀 마텔(54·캐나다)이 주인공이다. 이 상은 ‘토지’를 쓴 박경리 선생(1926∼2008)의 문학정신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11년 제정됐다. 국내외 작가들을 모두 대상으로 하는 한국 최초의 세계문학상이다.
올해 심사위원은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사진), 김성곤 서울대 명예교수, 김승옥 고려대 명예교수, 이세기 소설가, 최현무 서강대 교수, 이남호 고려대 교수다. 후보자들은 모두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작가로 맨부커상(바이엇, 이시구로, 마텔), 퓰리처상(매카시), 카프카상(한트케) 등 유명 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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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카시는 ‘핏빛 자오선’을 비롯해 국경 3부작으로 꼽히는 ‘모든 멋진 말들’ ‘국경을 넘어’ ‘평원의 도시들’을 통해 활극이 벌어지는 곳으로 여겨졌던 미국 서부를 인간의 잔혹함과 고통이 극대화된 곳으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동명 영화로도 제작됐다. 김 교수는 “잊혀져 가는 미국의 그늘을 새로운 시선으로 조명함으로써 미국 서부를 문학적으로 개척했다”고 말했다.
이시구로는 ‘남아있는 나날’에서 영국 귀족의 생활을 통해 규율이 인간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섬세하게 고찰했다. 김 교수는 “이시구로의 작품은 영국적이면서도 일본적인 색채를 지니는데, 집사의 시각을 통해 영국 상류사회를 또 다른 각도로 조명한 점이 독특하다”고 말했다.
한트케는 고정관념에 도전하며 매번 새로운 형식을 선보여 왔다. 시를 비롯해 소설 ‘긴 이별을 위한 짧은 편지’, 희곡 ‘관객 모독’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든다. ‘긴 이별…’은 미국을 여행하는 오스트리아 남성이 독백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보여주는 내용으로, 물리적인 장소보다는 내면을 여행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점이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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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자는 다음 달 말 발표된다. 시상식은 ‘2017 원주 박경리문학제’에 맞춰 10월 28일 강원 원주시 토지문화관에서 열린다. 동아일보는 최종 후보자 5명의 작품 세계를 차례로 지면에 소개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세계적인 작가뿐 아니라 덜 알려졌지만 탄탄한 실력을 지닌 젊은 작가도 적극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