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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마 8번째 퇴진위기 넘겼지만… 정치기반 흔들

입력 | 2017-08-10 03:00:00

의회 불신임안 24표 모자라 부결… 부정부패 의혹 잇달아 민심 악화
집권당서도 “수치스럽다” 비판




부정부패 의혹이 끊이지 않는 제이컵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75·사진)이 또 한 번의 의회 불신임 표결에서 살아남았다. 그러나 집권당 내부에서조차 “부도덕하고 수치스러운 지도자”라는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서 정치적 기반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마 대통령은 8일 비밀투표로 진행된 불신임 표결에서 집권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 의원들 덕에 퇴진 위기를 넘겼다. 주마 대통령의 불신임안이 통과되려면 전체 의원 400명의 과반인 201명의 찬성이 필요했지만 이날 표결에서 177명만 찬성표를 던져 부결됐다. 과반(249석)을 확보한 ANC에서 최소 50명 이상 이탈자가 나와야 했지만 집권당 의원들의 반란 표는 26명에 그쳤다. 의원 9명은 이날 표결에 기권했다.

주마 대통령은 2009년 취임 이후 숱한 부패 추문과 정경유착 의혹으로 야권은 물론이고 국민의 지탄을 받아왔다. 지난해 11월에도 ‘비선 실세’로 불리는 인도계 유력 재벌인 굽타 일가와의 유착 정황이 드러나 의회에서 불신임 표결이 진행됐지만 살아남았다. 주마 대통령의 탄핵안을 포함해 불신임 성격의 표결이 무산된 건 이번이 8번째다.

그러나 주마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까지 ‘불사조’라는 별명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수차례 불신임 투표를 거치면서 집권당 내 지지 기반이 크게 약화됐기 때문이다.

카이로=박민우 특파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