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자동전역 막게 ‘연수 파견’ 인사… 박찬주, 공관병 갑질 의혹에 “죄송… 참담”
박찬주 육군 제2작전사령관(대장·59)이 8일 군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전날 부인 전모 씨에 이은 소환 조사다.
박 사령관은 이날 오전 10시경 서울 용산구 국방부 영내에 위치한 국방부 검찰단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두했다. 넥타이까지 맨 정장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낸 그는 공관병 대상 가혹행위 등 ‘갑질’을 부인에게 지시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는 대신 “큰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고 참담하다”고 말했다. “억울한가”라는 질문엔 “그런 생각이 없다”고 했다. 전역지원서를 낸 것에 대해선 “제 신변에 관한 것은 통보받은 게 없다”며 “의혹만으로도 자리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전역 신청을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이날 박 사령관에게 ‘정책연수를 위한 파견’이라는 사실상의 보직을 부여하며 박 사령관이 전역할 수 없도록 신변 조치를 마쳤다. 이날 대장 인사로 박한기 신임 제2작전사령관이 취임하면 박 사령관은 보직이 없어져 군인사법에 따라 자동 전역하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해 박 사령관에게 새로운 보직을 사실상 ‘강제 부여’한 것이다.
일각에선 군인사법 제20조가 시행령에 우선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점을 들어 군이 박 사령관을 군에 계속 두려고 편법을 쓴 것이란 비판도 나왔다. 한 군법무관 출신 변호사는 “전역을 해도 민간 검찰에서 계속 수사를 받게 될 텐데 군이 편법 여지가 다분한 방법까지 쓰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군에서 수사를 계속하면 군 검찰에 박 사령관의 육사 출신 후배들이 많은 만큼 ‘제 식구 감싸기’ 같은 논란만 부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