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누드펜션
사진=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동아일보 DB
“여자, 남자 그냥 다 벗고 있더라. 마당을 수영장처럼 해놓고 서로 오일 같은 걸 발라주더라.”
“실오라기 하나 안 걸치고 배드민턴을 치고 있더라.”
“진짜 너무 창피하다. 이 동네 산다는 게 창피하다. 손주들도 아기들도 놀러 오는데 진짜, 아이고 말도 못 한다. 이건 아니다.”
충북 제천시 봉양읍의 한 마을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샀던 ‘누드펜션’이 결국 폐쇄된다.
문제의 누드펜션은 ‘자연주의(나체주의·누디즘)’ 활동을 하던 부부가 2002년 만들었다. 2009년 운영을 중단했으나 최근 영업을 재개하면서 주민들의 반발을 샀다. 펜션 울타리 내이긴 하지만 원하면 나체로 펜션 건물 밖을 오갈 수 있어 외부에서도 이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
한 주민은 지난달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차가 수십 대가 올라간다는 소문까지 있었다. 그게 소문이 나니까 ‘여기는 벗은 데다’라는 소문이 엄청났었다”라며 “여기가 천주교 성지다. 이 동네에서는 (누드펜션을)이해 못한다. 차라리 무인도 같은 곳에 가서 하면 안 보일 것 아니냐”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동호회 측은 ‘우리는 무슨 음란퇴폐 동호회가 아니다. 자연주의를 추구하는 건전한 모임이다. 역사가 상당히 오래됐고 회원 검증도 철저히 하는 정관까지 있는 모임이다’, ‘일종의 외국의 누드비치와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그러니까 인식 차이인데 그걸 좀 이해해 달라’는 입장.
하지만 결국 이 누드펜션은 폐쇄될 운명에 처했다. 보건복지부가 ‘해당 누드펜션은 숙박업소’라는 유권해석을 내려 3일 제천경찰서에 통보했기 때문.
복지부 조사 결과 이 펜션은 2008∼2011년 ‘농어촌 민박’으로 등록돼 있었으며, 이후에는 일반 다세대주택 건물로 등록했을 뿐 숙박업소 등록은 하지 않았다. 복지부 배경택 구강생활건강과장은 “회비만 내면 누구든 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 숙박업소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