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해체부터 보수까지… 7년간의 기록 담은 책 출간
경주 불국사 삼층석탑(석가탑)이 지난해 9월 규모 5.8의 지진에도 큰 피해를 입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경주 불국사 삼층석탑 수리 보고서’(전 2권)에 그 비결이 간략하게 공개됐다. 보고서는 2010년 문화재위원회가 석가탑 해체를 결정하기부터 보수 공사를 마치고 지진 피해를 점검한 2016년까지의 기록을 담았다.
석가탑이 안정적이었던 가장 큰 요인은 낮은 무게중심이었다. 보통 파동 형태인 지진의 여파가 땅에서 구조물에 전달되면 위로 향할수록 진동이 커진다. 이에 반해 석가탑은 상층부로 갈수록 진동이 줄어들었다. 또 석탑의 기초를 크고 작은 자연석으로 쌓고 그 사이에 흙을 채워 넣어 1차적으로 진동을 줄이고, 탑신과 옥개석 사이에 무기질과 섞은 흙을 채워 넣어 2차 충전재 역할을 한 것도 피해를 막은 요인이었다. 반면 일제강점기에 시멘트로 접합한 다보탑의 난간석은 지진이 일어난 뒤 내려앉았다.
보고서의 1권은 불국사의 연혁, 조사 연구, 해체와 조립, 보존 처리 과정은 물론이고 파손된 부재의 구조를 보강하고 무기질 재료를 활용하는 등 국립문화재연구소가 개발한 특허 기술을 자세히 수록했다. 2권은 수리 전후 석탑의 도면과 수습 유물 관련 자료를 담았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