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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투 더 동아/7월 15일]‘장마만 빼면…’ 발상의 전환으로 탄생한 잠수교 개통

입력 | 2017-07-15 03:00:00


잠수교는 비가 많이 내리면 물에 잠겨 통제된다. 이달 초 수도권 집중호우로 전면 통제된 잠수교에서 서울시 관계자들이 청소 작업을 벌이는 모습. 동아일보 DB

‘잠수교는 평상시 수면 2m가량 위에 걸린 듯한 댐형 다리로 우리나라에선 처음으로 2층을 가설할 수 있게 했으며 다리 중간 15m를 필요할 때마다 크레인으로 들어올려 위대형선박들이 지나가게 함으로써 서울의 새 명물로 등장했고 비상시 안보적인 역할도 할 수 있는 특수한 다리다.’(동아일보 1976년 7월15일자)

잠수교는 이날 개통됐다. 그때껏 건설된 한강 다리의 높이가 수면 위 16~20ms였던 데 비해 잠수교의 높이는 수면 위 2.7m 정도였다. 당연히 비가 많이 내리면 다리가 물에 잠기는 구조였다. ‘잠수(潛水)’라는 이름도 여기에서 나왔다. 목영만 전 국정원 기조실장의 저서 ‘신뢰의 발견’에 따르면 홍수 수위 이상으로 다리를 지어야 한다는 통념을 뒤집은, 1년에 장마기간 10~20일 빼곤 내내 다리를 건널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 잠수교 건설의 바탕이 됐다.

잠수교 개통 소식을 알린 동아일보 1976년 7월15일자 7면.


기사에는 잠수교의 다른 이름이 나온다. ‘안보교’다. 교각이 짧아 폭격을 받아도 상판을 빨리 다시 깔 수 있도록 한 설계 때문이다. 복층으로 지어져 위에 놓인 반포대교에 가려 항공 촬영을 해도 보이지 않고 폭격을 피할 수 있는 것도 ‘안보교’로서의 기능 중 하나다. 2층격인 반포대교는 6년 뒤인 1982년 6월 개통됐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