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28세로 미국 밴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는 25세인 2012년 퀸 엘리자베스가 마지막 콩쿠르였다. 왜 더 도전해보지 않았냐고 묻자 그는 “등수에 상관없이 내 모든 것을 보여줘서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Studio Bob
4일 서울 서초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30·사진)는 청바지에 흰색 티셔츠만 입었음에도 171cm의 큰 키에 시원한 이목구비로 멀리서도 눈에 확 띄었다. 인터넷 연예전문지에서는 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일상 사진을 연예인들처럼 기사화할 정도다.
2006년 독일 하노버 국제콩쿠르 2위를 차지하며 이름을 알린 그는 2007년 러시아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 5위, 2008년 프랑스 롱티보 국제콩쿠르 1위, 2012년 퀸 엘리자베스 국제콩쿠르 3위에 올랐다. 다른 연주자들과 달리 유학 없이 국내에서만 공부한 것도 그의 이력을 돋보이게 만들었다.
공교롭게도 그와 동갑내기인 1987년생 국내 연주자 중에는 유명 바이올리니스트가 많은 편이다. 클라라 주미 강과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악장인 김수연이 대표적이다.
“어릴 적부터 세 명이서 많은 콩쿠르에서 함께 경쟁하기도 했어요. 서로 굉장히 개성도 다르고 연주 스타일도 달라요. 오랫동안 같이 콩쿠르에 나가서 그런지 전쟁터에서 함께 뛴 동지 같아요.”
솔로로 주로 활동했던 그는 최근 실내악에 주력하고 있다. 첼리스트 정명화,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등과 연주했고, 2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는 비올리스트 이화윤, 피아니스트 한지호와 함께 앙상블 무대를 꾸민다. 26일부터 열리는 평창대관령음악제에서도 4, 5회 정도 실내악 무대에 오른다. 그는 “실내악 악보를 새로 공부하느라 정신없지만 아이디어도 얻고 공부도 많이 된다”며 “솔로일 때는 연습시간이 외로운데 다른 음악가들과 함께 연습하니 즐겁다”고 말했다.
“클래식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연주자와 이야기를 나누며 다양한 감정을 어떻게 음악으로 표현할 수 있는지 배웠어요. 다른 사람들이 행복한 모습을 보면 저도 행복해지거든요.”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