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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회장 “VAR, 내년 월드컵 도입 망설일 이유 없다”

입력 | 2017-07-03 03:00:00

“컨페드컵서 시범 운용 성공적”… 내년 3월 정식채택 가능성 커져
K리그도 7월부터 공식 적용… 1일 울산경기선 첫 무효골 판정




1일 울산문수구장 외곽에 주차된 비디오판독(VAR) 전용 소형 버스(첫번째 사진). 경기장에 설치된 12대의 카메라에서 전송된 영상을 오퍼레이터 1명과 비디오 심판 2명이 이곳에서 분석해 오심이 발생했을 경우 주심에게 통보하고 오심 영상을 대기심판석으로 전송한다. 울산=뉴스1·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제 녹색 그라운드 내의 판정은 비디오 판독(VAR·Video Assistant Referees)이 장악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과 컨페더레이션스컵(컨페드컵)에 이어 내년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VAR가 그라운드를 감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사진)은 1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컨페드컵 기자회견에서 “시범적으로 운용한 VAR가 성공적이었다. 축구가 더 정의롭고 공정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VAR가 없었다면 이번 대회에서도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이번 성공 덕택에 내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VAR를 사용하지 못할 이유가 사라졌다고 본다”고 밝혔다.

FIFA는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FIFA 클럽 월드컵을 시작으로 지난달 한국에서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에서도 VAR를 운영한 데 이어 컨페드컵에서도 활용했다. VAR는 이번 대회에서 포르투갈과 멕시코의 조별리그 경기 때 포르투갈 루이스 나니의 선제골을 무효 처리했고, 독일-카메룬의 조별리그 경기 때는 주심이 잘못 퇴장시킨 선수를 바로잡기도 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판독 지연 등 개선해야 할 점도 있지만 이런 문제는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축구 규정과 경기 방식을 결정하는 협의체인 국제축구평의회(IFAB)는 내년 3월 VAR의 정식 도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인판티노 회장이 VAR 시험 운용에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으며 VAR가 정식 규칙에 도입되는 쪽으로 무게가 실렸다. FIFA의 이런 움직임에 따라 VAR를 도입하는 각국 프로 리그도 늘고 있다. 한국의 K리그는 1일부터 이를 도입했고 이탈리아 세리에A는 다음 시즌 VAR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독일 분데스리가와 포르투갈 리그에서도 VAR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1일 처음 도입된 K리그 클래식에서도 VAR가 맹위를 떨쳤다. 울산문수구장에서 열린 울산과 수원 경기. 1-1이던 후반 17분 울산 이종호가 헤딩으로 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비디오 심판은 골 장면과 상관없는 곳에서 반칙을 찾아냈다. 울산은 자기 진영에서 수원의 볼을 빼앗아 역습에 나섰고, 김승준의 크로스에 의한 이종호의 헤딩으로 득점했다. 그런데 울산이 수원의 볼을 빼앗는 과정에서 한승규가 수원의 김종우에게 반칙성 백태클을 한 것이다. 주심은 이종호의 득점에 대해 무효를 선언했다. VAR로 잡아낸 첫 무효 골이다. 이날 인천의 웨슬리도 광주와의 경기에서 후반 42분 헤딩골을 넣었지만 VAR 판정 결과 오프사이드로 드러나 무효 처리됐다. 2일 서울 고요한은 후반 3분 골지역에서 쇄도하는 전북 이승기의 팔을 잡아당긴 게 VAR로 뒤늦게 밝혀져 페널티킥을 내줬고 김신욱에게 1-1 동점을 허용했다. 이번 주말 K리그 클래식에서 총 4건의 오심이 VAR로 바로잡혔다.

K리그 클래식 각 경기장에는 총 12대의 카메라가 설치돼 경기 장면을 찍는다. 이 장면을 영상 분석 장비가 갖춰진 자동차(소형 버스)에서 비디오 심판 2명이 카메라 전문가인 오퍼레이터와 함께 분석한다. 비디오 판독 상황이 발생하면 대기심판석 오퍼레이터가 밴에서 보내준 영상을 주심과 대기심판에게 자세히 보여줘 최종 판정을 내리게 한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이승건 why@donga.com·양종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