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프로와 아마는 천지차이” 1차지명 선배들이 전하는 프로 적응기

입력 | 2017-06-26 05:30:00

삼성 최충연과 장지훈, LG 고우석, 롯데 박세웅(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의 공통점은 1차지명을 받은 신인이라는 점이다. 프로와 아마의 실력 차이를 몸소 느끼고 있다는 점도 같다. 26일 발표되는 2018년 신인드래프트 10개 구단 1차지명 선수들에게 이들의 조언은 무척 소중할 터다.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정말 하늘과 땅 차이죠.”

프로야구 1차지명 선수들에게 ‘최대어’, ‘특급신인’이라는 수식어는 입단부터 은퇴까지 평생을 따라다니는 ‘꼬리표’다. 천문학적인 계약금, 높은 팬들의 관심을 받으며 화려하게 프로 무대에 입성하지만 그에 따른 부담감 또한 1차지명 선수들이 평생 짊어져야 할 숙제다.

KBO는 26일 오후 2018 신인 1차지명 선수를 발표한다. 10개 구단은 각 연고지별 1명의 선수를 선택해 올해 신인농사의 첫 시작을 알린다. 학교라는 울타리를 떠나 냉정한 프로 무대에 들어서게 되는 후배들을 위해 1차지명 선배들이 생생한 프로무대 적응기를 남겼다. 비교적 최근에 프로 유니폼을 입은 1차지명 선수들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삼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 최충연, “‘1차지명’이라는 수식어를 잊어라”

최충연(20)은 2016년 삼성 1차지명으로 사자군단에 합류했다. 그는 경북고 시절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직구로 일찌감치 프로구단에 눈도장을 찍힌 자원이었다. 올 시즌 초까지 선발 수업을 받던 그는 최근 불펜으로 보직을 전환해 눈에 띄는 성장세로 삼성 반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제 프로 2년차지만 최충연은 올 시즌 꾸준히 1군서 활약 중이다. 1차지명 신인의 모범적인 길을 걷고 있는 그가 후배들에게 전한 조언은 ‘1차지명’이라는 단어를 잊으라는 것이었다. 최충연은 “1차지명을 받고 들어오는 선수는 보통 구단에서도 배려를 해준다. 본인도 관리를 받는다는 느낌을 받으면 아무래도 나태해지기 십상이다. 자기 자신이 1차지명 선수라는 점을 잊어버리고, 바닥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장지훈, “선배들의 조언을 믿고 따르는 것이 중요”

경주고를 졸업하고 올해 1차지명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장지훈(20)은 입단 1년차에 1군 엔트리에서 활약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금은 팔꿈치 부상으로 재활 중이지만 시즌 초 한때 팀 필승조 역할까지 맡았을 정도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장지훈은 “1차지명이라 해도 현실에서 마주하는 프로의 벽은 높게만 느껴진다. ‘천지차이’라는 표현이 정말 적절하다. 나는 오로지 선배들의 말만 믿고 마운드서 공을 던졌다. 모두 나보다 경험도 많고, 실력도 월등한 분들이기 때문에 선배들의 말을 하나하나 새겨들었다. 실제로도 도움이 많이 됐다. 선배들의 말을 잘 듣고 자기야구에 녹이는 것이 관건이다”고 했다.

● 고우석, “퓨처스리그 타자들이 더 무섭다”

데뷔 1~2년차의 선수들은 1군보다 퓨처스리그서 활약하는 사례가 많다. 2017년 LG 1차지명의 주인공인 고우석(19)은 신인투수들이 퓨처스리그서 느끼는 고충을 가감 없이 털어놨다. 고우석은 “내가 느낀 바로는 퓨처스리그서 공을 던지는 것이 더 힘들다. 퓨처스리그 선수들은 1군에 올라가기 위해 더욱 더 기를 쓰고 타석에 들어선다. 투수로서 어려움을 느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긴장감의 차이에서 오는 컨디션 조절 실패도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고 말했다.

● 박세웅, “구속에 연연하지 말아야 해”

올해 롯데 에이스로 우뚝 선 박세웅(22)은 1차지명 신인들에게 ‘신화’ 같은 존재다. kt서 트레이드 돼 롯데로 이적하기까지 여러 고충이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확실하게 선발투수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국내 토종 우완 에이스 계보를 잇는 자원으로 불리며 절정의 기량을 꽃 피우고 있다.

박세웅은 “프로와 아마의 차이가 하늘과 땅이라는 것은 후배들 모두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나도 아직까지 그 벽의 높이가 낮아지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나도 그랬지만 1차지명 선수들은 지나치게 구속을 신경 쓰는 면이 있다. 프로무대서 중요한 것은 결국 제구더라. 당장 구속이 떨어진다 해도 제구를 정확하게 잡는 것이 중요하다. 구속은 나중에도 끌어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