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연 ‘힙레’ 원조 호머 브라이언트
환갑을 훨씬 넘긴 나이에도 힙레 창시자인 호머 한스 브라이언트는 유연한 동작으로 직접 시범을 보였다. 그는 “내게 힙레는 삶의 즐거움과 자신감을 주는 예술”이라고 말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발레 무용수인 호머 한스 브라이언트(67)가 만든 힙레는 몇 년 전부터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유명 팝가수 레이디가가를 비롯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두 딸도 힙레를 배웠다. 3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서 열린 힙레 공연을 위해 처음으로 방한한 그를 만났다.
“힙레는 힙합과 발레의 조합입니다. 발레가 유럽 중심의 춤이라면, 힙합은 아프리카 또는 도시문화 중심의 춤이죠. 다만 힙레를 추기 위해서는 발레를 먼저 배워야 해요. 힙레는 발끝으로 추는 춤입니다.”
“정해진 기술이나 동작보다는 마음 편하게 춤을 출 수 있어 많은 사람에게 자신감을 줍니다. 몸과 마음을 하나로 만들어 주기에 집중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죠.”
힙레가 인기를 끌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인종을 가리지 않고 누구나 배우고 출 수 있다는 점 덕분이다. 실제로 미국 내 흑인과 저소득층에서의 반응은 뜨겁다.
“제가 힙레를 만든 이유 중 하나가 흑인 아이들이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서예요. 흑인 아이들이 발레리나가 되는 것은 어렵지만, 힙레 발레리나는 될 수 있거든요.”
기존의 발레계에서는 힙레를 향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일부 발레계 인사는 힙레가 발목에 무리를 줘 안전하지 않고, 예술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냉소와 비아냥거림 같은 좋지 않은 반응은 항상 있었어요. 하지만 힙레는 사람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즐기기 위해서 추는 것이기 때문에 부정적인 반응에 크게 신경을 쓰고 않아요.”
“앞으로 전 세계를 다니며 힙레를 알리고 전문적으로 배우고 출 수 있는 학원을 세울 예정입니다. 다양한 인종과 저마다 다른 신체를 가진 사람들이 어울려 춤을 출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요. 힙레의 기본 정신은 다양성입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