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난에 시달리는 일본 기업이 채용 과정에서 인공지능(AI), 로봇, 화상면접 등 첨단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5일 전했다. 공간의 장벽을 넘어 지방의 우수한 인재들을 유치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도쿄(東京)의 인터넷 광고기업 세프테니홀딩스는 올해부터 지방 학생들을 위한 ‘온라인 리크루팅’ 제도를 도입했다. 최종 임원면접까지 모두 온라인으로 실시해 지원자를 한 번도 만나지 않고 채용하는 제도다.
이 회사에 지원한 후쿠오카(福岡) 시의 취업준비생은 “지금까지 도쿄를 5~6번 오가면서 왕복 교통비로만 약 15만 엔(약 150만 원)을 썼다. 취직에는 돈과 시간이 걸리는데 이런 방법이라면 집에서 진행할 수 있어 매우 좋다”고 말했다.
3년 전부터는 이 모델을 채용에 도입해 15분 동안 성격 테스트를 받는 것만으로 100여 항목의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이를 토대로 면접을 간소화해 온라인만으로 채용하는 제도를 만든 것이다. 이 회사는 내년 채용 예정인 100~120명 중 30% 가량을 온라인만으로 채용할 방침이다. 덕분에 지방에서의 응모가 전년 대비 2.3배나 늘었다고 한다.
AI 로봇이 면접을 담당하는 서비스도 개발됐다. 채용 컨설팅 업체인 탤런트 앤 어세스먼트는 이르면 올 여름 소프트뱅크의 안드로이드(인간형 로봇) ‘페퍼’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AI가 면접을 진행하는 서비스를 시작한다. 지원자 입장에서는 원하는 시간, 편한 장소에서 면접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AI 면접관은 ‘학생 시절 무엇에 열중했는지’, ‘왜 그랬는지’ 등의 질문을 던지고 학생들의 답변을 시선의 흔들림 등과 함께 분석한다. 답변 내용은 텍스트로 만든 뒤 과거의 면접 데이터 등과 비교해 유연성, 감수성, 계획능력 등 11개 항목으로 점수화한다. 기업은 그 결과를 토대로 채용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계란 생산 전국 2위인 히로시마(廣島)현 기업 아키타는 조만간 AI 면접관을 도입할 방침이다. 이 기업은 “그 동안 축산학부가 있는 홋카이도(北海道)와 도호쿠(東北) 지방의 지원자를 놓치고 있었다”며 큰 기대를 하고 있다. 대형은행 등의 홈페이지 운영을 지원하는 기업 멤버스도 AI 면접관 도입을 검토 중이다.
도쿄=장원재특파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