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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살처럼 열나면서 노곤… 춘곤증인줄 알았는데 A형간염?

입력 | 2017-05-08 03:00:00

올해 상반기 A형간염 주의보




식욕이 줄고 감기 몸살처럼 열이 나면서 몸이 노곤한 ‘춘곤증 증세가 심하면 ‘A형 간염’을 의심해야 한다. 따뜻한 봄부터 여름까지 많은 이에게 전파돼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해 3∼5월에 발병한 A형 간염 환자는 4743명으로 질병관리본부가 2017년 상반기에 주의해야 할 감염병 중 하나로 선정했을 정도다.

A형 간염을 일으키는 A형 간염 바이러스가 신체에 들어오면 15∼50일의 잠복기를 거친 후 오심, 구토, 전신 쇠약감 등의 증세를 일으킨다. 황달이 생겨 눈이 노래지고 소변 색깔이 진해질 수 있다. 신동현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대변을 통해 배출된 A형 간염 바이러스는 실온에서도 몇 개월 이상 생존이 가능한 탓에 오염된 물과 음식을 통해 입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개인위생 불량을 비롯해 부적절한 음식 처리, 혼잡한 장소에서 A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자와 접촉할 경우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외부 활동과 외식이 많아진 요즘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보통 소아나 청소년기에 A형 간염에 감염될 경우 감기처럼 가벼운 증상만 보이다 저절로 낫는 경우가 많다. 이후엔 보호항체가 생겨 평생 면역을 갖는다. 하지만 최근 국내 위생상태가 개선돼 어릴 때 항체 없이 성인이 된 뒤에야 A형 간염에 걸려 심하게 앓는 사례가 많다. 김윤준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는 “국내 10대와 20대의 항체 보유율은 10%에 불과하므로 향후에도 성인 및 청소년기에 급성 A형 간염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A형 간염은 잘 쉬고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면 저절로 낫는다. 다만 일부는 감염 시 황달을 동반한 심한 간염을 겪고 간 이식을 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60∼80%에 이르는 ‘급성 간부전’이 동반된다. 따라서 예방이 중요하다. 평소에 손을 깨끗이 자주 씻는 등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고 날것을 피하며 물은 끓여 먹는 것이 좋다. 유치원, 학교 등 단체생활을 하는 곳에서는 예방교육이 필요하다.

예방접종을 하면 90% 이상에서 항체가 생긴다. A형 간염 면역 여부를 확인한 뒤 A형 간염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간혹 급성 A형 간염에서 회복됐는데도 또다시 밥맛이 떨어지면서 황달이 심해지기도 한다. ‘재발성 A형 간염’으로, 전체 A형 간염 환자의 20%에서 생긴다. 하지만 첫 감염 시보다는 증세가 심하지 않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김강모 교수는 “감염 시 술과 각종 약재 등 건강식품도 삼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