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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걸린 우리아이 ‘타미플루’ 먹어도 되나

입력 | 2017-04-24 03:00:00

최근 부작용 논란… 복용 어떻게




“우리 아이 독감인데, 어떻게 해야 하죠? 약을 먹여야 하나요?”

이달 들어 아이들 사이에서 독감(인플루엔자)이 급증하면서 이런 하소연을 쏟아내는 부모가 늘고 있다. 소아청소년(7∼18세) 독감 환자는 1000명당 37.8명(4월 9∼15일 기준)에 달할 정도. 그런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독감에 걸린 자녀에게 독감 치료제 ‘타미플루’를 먹여도 되느냐는 학부모 질문을 자주 볼 수 있다. 무슨 일일까.

보건당국이 타미플루의 허가사항을 변경하기로 한 사실이 알려진 탓이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타미플루로 불리는 인플루엔자 치료제 ‘오셀타미비르(인산염) 단일제’의 안전성 및 유효성 심사 결과를 반영해 효능·효과, 사용상 주의사항 등 허가사항을 바꾸기로 했다.

이 약을 먹은 독감 환자 중 소아, 청소년에게서 ‘경련’, 헛소리를 하는 ‘섬망’ 등의 신경정신계 이상 반응을 비롯해 초조해하거나 소리를 지르는 현상이 전 세계에서 발생하고 있는 탓이다.

독감에 걸린 내 아이에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이상 증세를 너무 염려해서 타미플루를 복용하지 않을 필요는 없다고 설명한다. 일단 타미플루 복용 시 신경정신계 이상 증세가 나타나게 되는 ‘인과관계’가 아직까지는 명확하지 않다. 독감 발병 시 타미플루를 복용한 집단과 복용하지 않은 집단 모두에게서 환각, 돌발행동 등 신경정신계 이상 증세가 나타났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있다. 독감 그 자체의 증상으로 신경정신계 이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정확한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데다 아이는 성인에 비해 의약품 부작용에 노출되기 쉬운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타미플루 복용 시 특히 아이들은 연령에 따라 처방된 복용 량을 정확히 지키는 한편 복용 후 이상 증세가 없는지 주변에서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

타미플루는 ‘전문의약품’이다. 의사 처방대로 복용을 하면 된다. 문제는 간혹 약이 품절될 것을 우려해 미리 하루, 이틀 치를 더 처방받아 약을 남겨둔 후 나중에 독감 증세가 나타나면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점. 사실상 정확한 처방 없이 타미플루를 재사용하는 셈이어서 진료 시 필요한 만큼만 약을 구입해야 한다.

또 용법대로 아이에게 복용시킨 후에는 수시로 아이를 관찰해야한다.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 아이를 보내야 할 경우에는 담당 교사에게 타미플루 복용 사실을 알리고 이상 행동 가능성을 알려줘야 한다. 타미플루는 아침, 저녁 두 번 복용한다. 밤에도 관찰하려면 타미플루를 복용한 아이를 곁에 두고 자는 것이 좋다.

경련, 발작 등 이상 증세가 조금이라도 의심되면 바로 전문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단을 받아야 한다. 식약처 오호정 종양약품과 과장은 “의사 역시 타미플루 처방 시 이상 증세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부모와 아이에게 충분히 인지시켜야 한다”며 “이는 스위스계 다국적 제약사 로슈의 오리지널 약인 ‘타미플루’뿐 아니라 오셀비어(유한양행), 한미플루(한미약품) 등 국내 복제약에 모두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