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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TECH]공기청정기-건조기-스타일러 ‘틈새’ 아닌 ‘필수’ 가전 노린다

입력 | 2017-04-21 03:00:00

미세먼지 덕분에 들썩이는 가전 시장




갈수록 심해지는 미세먼지 탓에 가전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환경부 대기질통합예보센터에 따르면 올해 1∼3월 미세먼지 농도는 m³당 32μg으로 2015∼2016년 같은 기간(30μg/m³)에 비해 2μg/m³ 높았다. 미세먼지농도 ‘나쁨’(81∼150μg/m³) 발생 일수는 8일로 지난해(4일)의 2배로 늘었다.

LG베스트샵 강서본점에서 14일 고객들이 LG전자의 퓨리케어 360도 공기청정기를 살펴보고 있다. LG전자 제공

황사철 틈새가전으로 불렸던 공기청정기뿐 아니라 출시된 지 몇 년째 제자리걸음이었던 건조기가 ‘필수 가전’ 자리를 넘보고 있다. 비교적 최근에 출시된 의류관리기도 옷 구김제거 및 탈취라는 본래 기능보다 옷에 묻은 미세먼지 제거라는 새로운 용도가 재조명되고 있다.

미세먼지와 가장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가전은 기존의 ‘창문 열고 통풍’이라는 환기 습관을 대체해준 공기청정기 시장이다. 과거에는 봄철에만 판매가 집중되는 ‘계절 가전’ 성격이 강했지만 이제는 판매량이 연중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주상복합, 오피스텔 등 창문 없는 구조로 주거 환경이 변하고, 창문이 있다 해도 미세먼지 탓에 문 열고 환기시키는 게 불안하기 때문이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2014년 50만 대이던 공기청정기 시장은 2015년 90만 대, 지난해 100만 대로 늘었다. 올해 판매량은 전년 대비 40%가 증가한 140만 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1분기(1∼3월) 롯데하이마트에서 공기청정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0% 늘었다.

1월 출시된 LG전자 트롬 전기식 건조기 신제품은 9kg 용량, 리모컨 적용, 살균코스 기본 탑재 등 기존 제품에 비해 용량 및 사용편의성이 한층 개선됐다. LG전자 제공

공기청정기 업체들은 수요를 맞추기 위해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 광주공장의 공기청정기 생산량은 지난해 대비 2배 증가했다. 삼성 공기청정기 ‘블루스카이’는 초미세먼지와 0.02μm 크기의 나노 입자까지 99% 걸러 주는 강력한 공기청정 능력으로 출시 후 판매 돌풍을 지속하고 있다. 올 1월 내놓은 ‘블루스카이 6000’은 청정수를 순환시키는 방식의 자연 가습으로 청소와 관리가 간편하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퓨리케어 360도 공기청정기’를 출시한 이후 올해 들어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늘었다. 이 제품은 지름 1μm 이하인 극초미세먼지까지 감지할 수 있는 PM1.0 센서로 공기 오염도를 측정해 상단의 디스플레이로 보여주고 공기 상태에 따라 풍량을 자동으로 조절한다.

미세먼지는 건조기와 스타일러(의류관리기)라는 가전의 블루오션을 만들었다.

LG전자가 2004년 국내에 처음 출시한 이후 오랜 정체기를 지내온 건조기는 최근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세먼지를 피해 의류를 위생적으로 건조시키려는 수요가 늘고, 맞벌이 부부 증가로 가사노동 시간 단축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LG전자는 기존 가스식(가스 배관 시공), 전기히터식(고온 건조로 인한 옷감 손상)의 단점을 대폭 개선한 저온제습 방식의 ‘히트펌프 건조기’를 업계 최초로 내놨다. 북미와 유럽 시장에만 집중하던 삼성전자도 지난달 국내 시장에 건조기 제품을 내놨다.

전자업계는 국내 의류 건조기 시장 규모가 지난해 연간 10만 대에서 올해 50만∼60만 대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연간 150만 대 수준인 국내 세탁기 시장과 비교하면 세탁기가 3대 팔릴 때 건조기도 1대씩 팔리는 셈이다.

의류관리기 시장도 상승세다. LG전자가 2015년 선보인 ‘슬림 스타일러’는 최근 국내 누적 판매량 10만 대를 넘어섰다. 올해 1분기에만 월평균 1만 대 이상을 팔았다. 슬림 스타일러는 기존 제품 대비 부피를 30%가량 줄이고 미세먼지외 세균도 제거할 수 있어 호응을 얻고 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