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WBC대표팀이 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선 1라운드 1차전 이스라엘과 경기를 가졌다. 연장 10회말 2사 이대호가 삼진 아웃당하며 경기가 종료 되고 있다. 고척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2013년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앞선 1·2회 대회에서 4강, 준우승을 일궈낸 한국에겐 자신만만했던 대회였다. 일본과 수차례 맞붙어야 했던 이전 대회와 달리, 1라운드에선 한 수 아래로 여겼던 대만, 네덜란드, 호주와 함께 조별리그를 치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꿈은 ‘복병’ 정도로 여겼던 네덜란드와의 첫 경기에서 무참히 깨졌다. 대표팀 타선은 4안타의 빈타에 허덕이며 네덜란드에 0-5로 완패했다. 당시 전력분석도 제대로 되지 않은 좌완 선발투수 디호마르 마르크벌(4이닝 무실점)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2회까지 퍼펙트로 막힌 대표팀은 2회말 선취점을 내주면서 시종일관 끌려갔다.
대표팀은 1라운드가 열린 대만에서 가진 캠프부터 이어진 타격감 침체를 첫 경기에서도 극복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공식적으로 기록된 실책만 4개나 될 정도로 선수들의 플레이는 무기력하기만 했다. 공격과 수비에 걸쳐 평소 같지 않은 실수를 남발했다.
4년 전의 실패를 가슴 속에 새기고 나선 2017 WBC, 이번엔 1라운드를 안방인 고척스카이돔에서 개최하면서 첫 경기 승리는 더욱 절실했다. 본선 중 가장 먼저 열린 공식 개막전, 한국은 또 한 번 첫 경기의 고비를 넘지 못했다. 이번에도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베테랑들과 마이너리거들이 즐비해 생소한 이스라엘에 연장 10회 접전 끝에 1-2로 무릎을 꿇었다.
7안타를 치고도 1득점에 그칠 정도로 타선의 집중력은 결여돼 있었다. 잘게 끊어 쓰는 운영이 장기라던 마운드는 총 9개의 볼넷을 내주며 자멸했다. 한 수 아래의 이스라엘 타선에 끊임없이 기회를 줬고, 결국 연장 10회 결승점을 내주고 말았다.
2006년 1회 대회와 2009년 2회 대회 때는 첫 경기의 고비를 잘 넘기면서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었다. 2003년 삿포로 참사(아테네올림픽 예선 탈락)의 상대였던 대만에 2-0, 신승을 거뒀다. 당시 선발 서재응의 3.2이닝 무실점 짠물투에 7회 조기등판한 박찬호가 3이닝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4회와 5회 얻은 소중한 점수를 지켰다. 당시 대표팀 야수들은 호수비로 투수들을 도왔다. 2009년엔 대만을 9-0으로 완파했다. 1회부터 6점을 뽑아내며 가뿐하게 출발했다.
과연 이번 WBC는 어떨까. 4년 전 네덜란드처럼, 이번엔 이스라엘에 졸전 끝에 무릎을 꿇었다. 자력 진출의 희망을 위해선 남은 2경기에서 승리가 필요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