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하는 아들 이틀간 방치해 숨지게… 사망 숨기고 27개월간 양육수당 챙겨
생후 19개월 된 둘째 아들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은 아버지는 이틀간 아이를 방치해 숨지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버지는 또 영아원에 맡긴 자신의 넷째 아들을 숨진 둘째 아들로 위장하려고 했다.
26일 전남 광양경찰서에 따르면 아버지 강모 씨(25·구속)는 2014년 11월 25일 밤 전남 여수시 봉강동 자신의 집 안방에서 둘째 아들이 말을 듣지 않고 계속 운다며 몸 여기저기를 때렸다. 강 씨는 둘째 아들이 이틀 동안 아파했지만 병원에 데려가지도 않았다. 이틀 뒤인 27일 밤 둘째 아들이 숨지자 29일경 강 씨 부부는 시신을 가방에 넣어 여수의 한 해수욕장 인근 산에 암매장했다.
강 씨는 앞서 20일 경찰에 체포된 직후 “둘째 아들을 영아원에 보냈다. 모르는 사람에게 입양됐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이 추궁하자 거짓말임을 시인했다. 또 두 살 된 넷째 아들을 출생신고도 하지 않고 영아원에 맡긴 것은 숨진 둘째 아들로 꾸미기 위해서였다고 실토했다.
경찰은 24, 25일 해당 해수욕장 인근 야산을 수색해 뼈 세 조각을 찾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강 씨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한편 범행 당일 여수시는 둘째 아들 양육수당 15만 원을 강 씨 통장에 입금했다. 강 씨는 이후 27개월 동안 둘째 아들 명의로 모두 305만 원의 양육수당을 받았다.
광양=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