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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 ‘착시’

입력 | 2017-02-08 03:00:00

작년 가계 대출 크게 늘었지만 저금리로 이자부담 줄어 신용 개선




지난해 가계 대출이 크게 늘었지만 개인 신용등급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로 이자 상환 부담이 줄어 신용이 나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상환 능력이 근본적으로 개선된 게 아니어서 ‘통계적 착시’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7일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개인 신용등급을 보유한 금융거래자 4469만7070명 중 1등급 비중이 22.98%로 전년보다 1.72%포인트 늘었다. 2등급 비중도 17.40%로 0.31%포인트 상승했다. 3등급은 7.89%에서 7.68%로 떨어졌지만 4등급은 16.83%로 0.67%포인트 올랐다. 이에 따라 1∼4등급 비중은 64.89%로 2.49%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신용이 상대적으로 낮은 5∼10등급 비중은 37.59%에서 35.11%로 줄었다. 개인 신용등급이 1∼4등급이면 보통 시중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다. 5∼10등급은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등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개인 신용등급이 개선된 것은 빚이 늘었지만 저금리로 이자 상환 부담이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출을 받고 잘 갚으면 신용등급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국내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26%로 전년 말(0.33%)보다 0.07%포인트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개인 신용등급의 반짝 개선이 저금리로 인한 착시효과인 만큼 금리가 오르면 다시 이자 부담이 커져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대출 부도확률은 0.0403%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