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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법인세 내리고 규제 없앨테니 美로 공장 가져와라”

입력 | 2017-01-25 03:00:00

트럼프, 12개 대기업 CEO 불러 “법인세율 절반수준으로 낮출것” “해외생산품엔 국경세” 경고도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엔 많은 보상을 주고, 해외에서 만든 제품이 미국으로 들어올 땐 높은 세금(국경세)을 매기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 오전 백악관에서 12개 대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과 조찬 모임을 갖고 당선인 시절 내내 강조했던 ‘당근(보상)’과 ‘채찍(불이익)’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소개했다. 이 자리엔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언더아머의 케빈 플랭크, 델 테크놀로지의 마이클 델, 월풀의 제프 페티그, 존슨앤드존슨의 앨릭스 고스키, 록히드마틴의 메릴린 휴슨, 다우케미컬의 앤드루 리버리스 CEO 등이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선 “(미국 기업들이) 해외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다시 옮겨 오게 하기 위해 법인세를 대폭 인하하고, 각종 규제도 대규모로 철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행 규제의 75%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보다 더 많이 줄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며 “현재 시행 중인 기업 규제는 지나치게 복잡하고 대부분 불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산층과 기업에 대한 세금도 대폭 인하하겠다. 현재 법인세가 35%나 혹은 그 이상인 38%쯤 되는데, 이를 15%에서 20% 수준으로 낮추려고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연방 법인세율은 35%이고, 주세(州稅)까지 포함하면 평균 39% 정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CEO들에게 “(오늘) 오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시작하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히고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엔 당연히 이득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미 (해외 이전 계획을 중단한) 기업들이 나타났다. 그런 흐름이 일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우리가 원하는 건 생산시설을 다시 미국으로 옮겨 오라는 것이다. 그것이 무역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다. 여러분(CEO들)이 할 일은 (미국에) 머무는 것뿐이다. (생산시설을) 이전하지 말고, 미국인을 해고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해외로 공장을 이전해 미국 공장이 문을 닫아서 2000명이든 5000명이든 일자리가 없어지게 되면, 그 제품이 다시 미국으로 들어올 땐 무거운 국경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CEO들은 회의 후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세로 도움을 받는 산업도 있지만, 반대로 피해를 보는 산업도 있기 때문에 국경세에 대한 관심과 논의가 많았다. 단 트럼프 대통령이 미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인상을 받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분기마다, 또는 기업들이 관심사를 말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CEO들과 만나겠다”고 말했고 CEO들은 ‘미국 제조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가지고 30일 내에 다시 모이기로 합의했다’고 경제 전문 CNBC방송이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NAFTA 재협상, TPP 탈퇴 공약에 한국, 베트남 등 아시아에 활발히 투자한 글로벌 기업들이 해외 생산 및 투자 계획 재검토에 들어갔다. 특히 디트로이트의 자동차업계는 최근 트럼프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아 비상이 걸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 “자동차회사의 노조 간부와 임원들은 작업 공정을 개편하기 위해 모였다. 임원들은 누가 트럼프 행정부 각료와 친한지 알아보느라 바쁘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24일엔 GM,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 등 미국 3대 자동차회사 CEO들과 조찬을 함께 하며 ‘미국 내 일자리 지키기 및 늘리기’ 방안을 논의한다고 백악관 측은 밝혔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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