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낡고 비좁은 전주역 확 뜯어고친다

입력 | 2017-01-20 03:00:00

한옥마을 관광객 급증으로 역사 혼잡… 국토부 시설개선 용역 결과 상반기 나와
전주시 “동부권 개발 기회로 삼을 것”




문화재처럼 바뀔 전주역 새 역사 조감도. 지은 지 35년 된 전주역은 전주한옥마을 성공과 KTX 정차 등으로 밀려드는 승객에 비해 면적이 좁고 시설이 낡아 그동안 새 역사를 지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다. 전주시 제공

 낡고 비좁은 전주역을 전면 개선하는 사업이 본격화된다.

 최정호 국토교통부 차관은 18일 전북 전주시 덕진구 전주역을 방문해 역사의 전면 개선 사업 필요성을 확인했다. 최 차관은 전주역 전면 개선 사업을 요구해 온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전북 전주병)과 함께 전주역을 둘러보며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최 차관은 한국철도공사와 전주시 등 관련 기관 담당자와 회의를 열고 역사 개선 규모와 타당성, 사업비 분담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살폈다. 이 자리에서 최 차관은 “전주역 자체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과 현재 역 앞에 끊어진 길을 지하 차도를 통해 북부권과 연결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19일 전주시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해 말 철도시설공단에 전주역사 시설개선 용역 실시를 지시했다. 철도시설공단은 2월 용역에 들어가 상반기에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전주시는 지난해부터 국토부에 전주역이 낡고 비좁아 수용 한계에 이르렀다며 2020년까지 450억 원을 들여 전주역을 신축하고 역 광장을 정비해줄 것을 요구했다. 또 전주역 뒤편 우아동 장재마을을 잇는 지하 차도를 건설해 부족한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건의했다.

 전주역은 1981년 서노송동 구도심(현 전주시청 자리)에서 현 위치로 옮겨 왔다. 전주역은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이 연간 1000만 명에 이르면서 이용객이 급증해 맞이방과 주차장 등 편의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정 의원은 “전주한옥마을은 세계적 여행 지침서인 ‘론리플래닛(Lonely Planet)’에서 1년 안에 꼭 가봐야 할 아시아 관광 명소 3위로 꼽혔고 앞으로도 전주역을 이용하는 국내외 관광객이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주역 시설 개선이 늦어지면 관광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한국철도공사 전북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주역 이용객은 하루 평균 7307명이다. 2011년 3886명에서 2배가량으로 늘었다. 특히 고속철도(KTX) 이용객은 같은 기간 182명에서 3269명으로 18배로 증가했다. 그러나 전주역의 이용객 1인당 평균 사용면적은 0.23m²로, KTX 전국 주요 정차역 1인당 평균 면적 1.53m²의 7분의 1 수준이다. 이는 다른 노선에 비해 역사가 비좁은 전라선 평균 면적 1.18m²에도 크게 못 미친다. 전북연구원 관계자는 “전주역을 포함한 전라선 역사들은 시설 규모가 전국에서 가장 작다. 전주역사 전면 개선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관련 예산이 적정한 시기에 확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주시는 전주역 신축 사업을 전주 동부권 개발의 기회로 삼을 방침이다. 전주시는 전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전통문화도시의 첫인상을 심어 주기 위해 전주역에서 명주골 사거리까지 850m를 ‘전주 첫 마중길’로 지정하고 걷기 좋은 명품 가로 숲길을 만들기로 했다. 전주시는 올해 안에 60억 원을 들여 차도를 줄이는 대신에 인도를 넓히고 미니 공연시설과 휴게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또 전주역에서 멀지 않은 아중호수에 2018년까지 50억 원을 들여 생태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