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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AI가전 원년, 시작은 똑똑한 에어컨”

입력 | 2017-01-17 03:00:00

대형가전 첫 AI 탑재 에어컨 선봬




 일주일간 여름휴가를 마치고 돌아와 에어컨을 켠다. 별다른 설정을 하지 않았는데도 그가 앉은 소파 쪽으로 바람이 집중된다. 사람이 오랜 기간 머물렀던 공간을 에어컨이 기억하고 스스로 냉기를 보낸 것이다.

 LG전자는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LG트윈타워에서 인공지능(AI)을 처음 탑재한 ‘휘센 듀얼 에어컨’을 선보였다. LG전자가 자체 개발한 딥러닝 기술인 ‘딥 싱큐’를 기반으로 한 제품이다.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올해를 AI 가전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 주인 습관 이해하는 똑똑한 에어컨

 AI 에어컨의 가장 큰 특징은 사용자의 생활 습관을 분석하는 ‘학습 기능’이다. 에어컨에는 이미 50만 가지의 실내 구조 모양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가 저장돼 있다. 에어컨은 처음 설치되면 내장된 카메라를 통해 DB 내에서 가까운 실내 구조부터 파악해 ‘주인집 모양’으로 설정한다. 에어컨에 탑재된 인체감지 카메라는 사람이 가장 자주 머무는 공간을 정확하게 찾아낸다. 직전 2주 동안 촬영한 결과로 오늘 냉기를 보낼 곳을 스스로 결정하는 식이다. 전작이었던 2016년형 에어컨은 인체감지 카메라로 앞에 있는 사람을 구별해 그쪽으로 바람을 보냈다. 1년 사이 확실히 똑똑해졌다.

 소형 가전에서는 지난해부터 말귀를 알아듣는 스피커 등 AI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에어컨 같은 대형 가전에 AI 기능이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LG전자 측 설명이다. 

 AI 기능은 전력 소비도 줄여준다. 주된 사용 공간에만 바람을 집중시켜 실내 전체를 냉방시킬 때보다 최대 20.5%의 전력을 아낄 수 있다. 실내 온도와 습도가 적정한 수준이 되면 에어컨은 스스로 직접 송풍에서 간접 송풍으로 전환한다.

 공기청정과 제습 기능을 모두 갖춘 건 일종의 보너스다. 실내 공기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PM1.0 센서를 탑재했다. 이 센서는 지름 1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 분의 1m)의 극초미세먼지를 감지할 수 있다. 제습 기능으로는 하루 100L까지 습기를 없앨 수 있다.

 2017년형 휘센 듀얼 에어컨은 기존 골드 실버 화이트에 로맨틱 로즈, 로맨틱 오션, 크리미 스노 등 세 가지 색상을 추가했다. 출하가는 200만∼620만 원이다.


○ “음성인식 에어컨도 내년쯤 출시”

 LG전자는 이날 출시한 딥러닝 기반의 첫 에어컨을 필두로 AI 제품 라인업을 빠르게 확대할 계획이다.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CES) 2017’에서도 가정용 및 상업용 AI 로봇들을 처음 선보였다. 아마존의 음성비서 서비스 ‘알렉사’를 탑재한 냉장고도 전시했다.

 송 사장은 “음성인식 기능이 간단한 명령 수행을 넘어 AI와 연계해 소비자가 제품을 원하는 상태로 구동시킬 수 있는 수준에 이를 수 있도록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이런 기술을 통해 내년쯤에는 음성인식 기능이 탑재된 에어컨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자체 기술만 고집하지 않고 외부기술 활용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송 사장은 “AI 기술과 관련해 전략 방향이 맞는 곳이 있다면 인수합병(M&A)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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