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3일 비대위원장에 인명진 목사를 선임했다. 인 목사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친박계 인사들과는 상대적으로 불편한 관계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혁명적 수준의 새누리당 혁신을 통해 보수 혁신과 대통합의 절체절명의 과제를 이룰 비대위원장으로 인명진 목사이자 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모시려 한다"며"인명진 목사께서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하셨다"고 발표했다.
인명진 목사는 1970∼1980년대 재야 노동운동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1974년 대통령 긴급조치 제1호 위반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은 그는 재심을 통해서야 무죄를 선고 받았다. 또 1987년 6월 항쟁 당시에는 국민운동본부의 대변인을 지내기도 했다.
당시 윤리위원장 취임 후 인 목사는 성추문, 논란 발언 등 문제행위를 조금이라도 한 인사들이 적발되면 가차없이 윤리위에 회부시켜 징계를 단행시켜 '한나라당의 저승사자'라고도 불렸다.
특히 박근혜 정권 출범 이후에도 박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줄곧 밝혀왔다는 점에서, 친박 진영으로부터 '반박 인사'로 불려왔다.
4·13 총선 패배 이후에는 새누리당을 향해 "어미니의 보호를 받는, 어머니가 모든 것을 다 결정해주는 그런 상황에서 자란 아이 같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개헌에 대해서도 힘을 실어왔다. 인 목사는 앞서 '개헌, 우리 시대의 과제'란 주제로 열린 국가전략포럼 토론회'에서 "국민들은 이미 30년간 유지해온 87년 정치체제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새로운 정치체제를 투표로 결정했다"며 "새로운 정치질서를 법제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연말 안에 비대위 출범을 목표로 인 목사와 비상대책위 구성과 활동에 관한 구체적 상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