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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증인도 미용시술 부인… 의혹만 커진 ‘주삿바늘 흔적’

입력 | 2016-12-23 03:00:00

[우병우 청문회]조여옥 前청와대 간호장교 출석




줄줄이 불출석… 텅빈 청문회장 22일 최순실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 조사와 관련해 조여옥 전 청와대 의무실 간호장교가 출석해 선서하고 있다(위쪽 사진). 그러나 이날 청문회는 증인 18명 가운데 2명만 출석해 ‘맹탕 청문회’라는 비판이 나왔다.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대통령) 얼굴에 주사를 놓은 적 없습니다. 목에도 놓은 적 없어요.”

 전 청와대 간호장교 조여옥 대위는 담담하지만 분명하게 말했다. ‘세월호 7시간’ 의혹을 풀 ‘마지막 열쇠’로 불린 그는 22일 최순실 국정 농단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미용 등 의료 시술을 받지 않았나’라는 의혹을 부인했다.

 미국 연수 중 귀국한 조 대위는 청문회에서 ‘대통령이 필러나 리프팅 시술을 했나’라는 국조위원들의 질문에 “없다”라고 답했다. 조 대위는 향정신성 수면마취제 ‘프로포폴’ 사용 의혹에 대해서도 “(프로포폴을) 본 적 없다. 청와대에 구비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박 대통령을 포함해 청와대 직원 10여 명에게 자신이 태반, 백옥, 감초주사 등을 처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불면증과 수면제 처방에 대해서는 “개인 의료 정보라 말하기 어렵다”라고 했다.

 그는 ‘비선 진료’ 의혹을 받은 최순실 씨 단골 성형외과 의사인 김영재 원장, 대통령 자문의 김상만 전 녹십자 아이메드 원장에 대해서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라고 밝혔다. 이들이 근무한 김영재의원, 차움의원에도 “가 보지 않았다”라고 답변했다. 청문회 참석 전 기무사와 접촉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어느 기관도 접촉한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앞서 14일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했던 김영재, 김상만 원장을 비롯해 이병석, 서창석 전 대통령 주치의, 김원호 전 청와대 의무실장, 정기양 전 피부과 자문의, 이선우 청와대 의무실장, 신보라 전 청와대 간호장교도 모두 “성형 시술을 한 적이 없다”라거나 “성형 시술 자체에 대해 알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증언이 모두 사실이고 박 대통령만 아는 제3의 비선 의사가 없다면 세월호 참사 당일 의료 시술은 없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하지만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규명해야 할 사안이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 누구도 ‘시술한 적이 없다’고 했지만 각종 사진 자료에 대한 성형 전문의 분석을 통해 박 대통령은 미용 관련 시술을 받아 왔다는 것이 기정사실화된 상태다.

 2014년 1월 신년 기자회견, 같은 해 5월 국무회의 사진 속 박 대통령 얼굴에는 필러 시술로 인한 멍과 주삿바늘 자국이 선명했다. 세월호 참사 닷새 후인 2014년 4월 21일에 열린 대통령수석비서관회의 사진 속 박 대통령 왼쪽 턱에도 리프팅 관련 주삿바늘 자국이 있다는 의혹이 최근 제기됐다. 이 때문에 의료 게이트 관련 의료인 중 누군가가 위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청문회에서 조 대위는 “세월호 참사 당일 의무동에서 근무했다”라는 기존 해명(1일 언론 인터뷰)을 뒤집고 “기억이 잘 안 나 헷갈렸다. 당시 일반 직원을 치료하는 의무실에서 근무했다”라고 말을 뒤집어 말 바꾸기 논란이 일었다. 대통령 진료를 담당하는 의무동은 관저 바로 옆에, 청와대 직원들을 책임지는 의무실은 경호실 건물 내에 있다. 또 ‘박 대통령에게 투여할 약을 청와대 외부에서 타온 적이 있나’라는 질문에 조 대위는 “기억에 없다”고 반박하다가 국조위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한 번 정도는 있다”고 밝혔다. 이제 남은 의혹 규명은 특검의 과제가 됐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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