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권 한동대 석좌교수 국제옥수수재단 이사장
초겨울에 비가 자주 내리는 환경이 병원균을 동시다발로 발생시킬 수도 있다. 필자는 50년 동안 연구해온 공생(co-survival tolerance) 원리에 따라 AI나 구제역에 걸리지 않거나 이를 견딜 수 있는 건강한 가축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그런데 우리의 과학기술 수준이 문제다. 필자는 6년 전부터 질병 예방용 기능성 검정 사료 옥수수 연구를 정부에 제안했다. 농업기술평가원과 한국연구재단에 연구 과제를 4번 제출했으나 모두 거절됐다. 비과학적 패거리 연구 과제와 심사 때문일 것이다. 예방보다 항생제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 때문이었다. 우리의 가축 사육은 경제성만 고려돼 사육 환경이 너무 열악하다. 좁은 면적에서 마릿수만 많이 생산하게 하는 정부의 축산 장려 정책과 돈만 벌겠다는 축산 농가의 책임이 크다.
예방 주사 등으로 가축 건강이 약화된 상태에서 면역력이 떨어져 병균에 쉽게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철새가 날아오고, 추위가 일찍 오고, 그리고 비가 자주 오면 AI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철저한 대비책을 세웠어야 했다. 철새 보러 다니는 사람들도 통제했어야 했다. 축산물 이동도 철저히 중단시키는 허가제가 도입되어야 한다. 재난 안전과 관련된 정부 기관이 반강제적으로라도 이러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
김순권 한동대 석좌교수 국제옥수수재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