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소련 붕괴 맞힌 갈퉁 교수 예측 “파시즘 유혹 벗어나면 회생 가능”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 하트 교수 “트럼프 정책, 세계경제에 악영향”
‘평화학’의 창시자로 노벨 평화상 단골 수상 후보인 갈퉁 교수는 최근 과학기술 매체인 ‘마더보드(Motherboard)’와 인터뷰에서 “파시즘을 부르는 현상들이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수면으로 나타났으며 트럼프 대통령 재임 때 현실화할 것”이라며 이같이 예언했다.
그는 미국 몰락의 구조적 조건으로 15가지를 꼽았다. 여기에는 △과잉생산과 실업, 기후변화 같은 경제적 모순 △미국과 동맹국 간 갈등으로 초래되는 군사적 모순 △미국, 유엔, 유럽연합(EU) 사이의 역할 갈등으로 생긴 정치적 모순 △유대-기독교와 이슬람 및 다른 종교 간의 갈등으로 인한 문화적 모순 △열심히 일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아메리칸드림’과 현실 사이의 사회적 모순이 포함된다. 트럼프 집권기 미국에서 이런 모순들이 분출하고 충돌하게 되면 미국의 몰락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공화국 미국’의 회생 가능성에도 문을 열어 뒀다. 미국이 파시즘적 유혹에 빠지지 않고 역동성, 자유와 진보를 옹호하는 전통, 생산성과 창조성, 세계시민적 전통을 되살린다는 조건 아래서다.
한편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올리버 하트 하버드대 교수는 트럼프의 경제 정책이 미국과 세계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평가했다고 AP통신과 블룸버그가 7일 보도했다. 10일 경제학상 수상식 참석을 위해 스웨덴 스톡홀름을 찾은 그는 기자들에게 “트럼프 경제정책에서 일관성을 발견할 수 없다. 빈말에 불과하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하트 교수는 “(세계화로) 잃어버린 일자리를 되찾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고 고비용이 든다”라며 부의 재분배와 재교육 프로그램을 통한 취업 기회 제공이 더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