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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실이 빨리와’ ‘닭 키우기’… 국정조롱 게임도 등장

입력 | 2016-10-31 03:00:00

SNS서도 민심이반 가속화
최순실씨가 朴대통령 조종한다는 내용… 이틀만에 다운로드 5000건 기록
패러디-풍자 글과 사진도 줄이어




28일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순실이 빨리와’ 게임 화면. 딸 정유라 씨가 승마를 하는 것을 풍자해 말 타는 최순실 씨를 캐릭터로 표현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화면 캡처

 “순siri(시리)가 말 타고 집을 나가서 안 들어와요! 언니가 큰일 나서 애타게 찾고 있으니 빨리 돌아와! 나와라 순실아!”

 28일 공개돼 이틀 만에 5000건 이상의 내려받기 횟수를 기록한 ‘순실이 빨리와’ 게임을 소개한 구글 애플리케이션(앱) 장터 ‘플레이스토어’의 글이다. 이 게임은 ‘순실이 닭 키우기’와 함께 최근 ‘최순실 게임’으로 불리며 평점 5점 만점에 4.9점을 얻을 정도로 인기다.



 두 게임은 모두 사용자가 최순실 씨가 돼 박근혜 대통령을 조종한다는 내용으로, 최 씨의 국정농단을 비판하는 뜻을 담고 있다. 누리꾼들은 ‘각하(박 대통령)께 누가 되는 이 게임을 하면 잡혀가는 것 아니냐’고 댓글을 달면서도 정권을 조롱하는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최 씨에게는 ‘순시리’라는 별명도 생겼다. 미국 정보기술(IT)기업 애플이 아이폰에 탑재한 인공지능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Siri)’에 최 씨의 이름을 합친 것이다. 이 역시 ‘최 씨가 박 대통령을 아바타처럼 조종했다’는 조롱의 뜻을 담았다.

 보수 성향의 누리꾼조차 대통령에게 등을 돌려 “박 대통령이 좌우 합작으로 국민 대통합을 이뤘다”는 반응도 잇따른다.

 대표적인 보수 성향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는 박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한 25일 이후 인기글로 등록된 37건 중 30건이 박 대통령과 최 씨를 비판한 내용이었다. 얼마 전까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북한인권결의안 관련 사전 내통 의혹을 집중 비판하던 화살이 박 대통령에게로 향한 것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도 민심 이반이 뚜렷하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던 것을 후회하며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이명박 후보가 박 대통령과 최태민 씨 관계에 의혹을 제기했던 일을 들며 이 전 대통령을 재평가하는 글도 화제가 되고 있다. 정부가 이번 사태를 북한의 군사 도발로 덮을지 모른다는 조롱성 패러디 글도 공감을 얻고 있다.

  ‘알고 보니 대통령은 최순실이었다’는 사회적 분위기에 박 대통령을 조롱하고 비판해오던 누리꾼들의 화살이 최 씨에게로 향하고 있다. SNS에 ‘박근혜 번역기’ 페이지를 열어 박 대통령을 풍자해 온 누리꾼 김지명 씨(32)는 페이지의 첫 사진을 최 씨로 바꿨다. 이 페이지는 ‘박 대통령의 평소 말투와 연설문 등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어서 이를 해석해 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서형석 skytree08@donga.com·정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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