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앤걸스 코딩파티’ 가보니
15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네이버 파트너스퀘어에서 열린 ‘맘앤걸스 코딩파티’ 행사. 한 학생이 어머니와 나란히 앉아 소프트웨어를 제작해 로봇을 제어해 보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30쌍의 모녀가 참석했다. 한국과학창의재단 제공
초·중학생 딸과 엄마가 함께 모니터를 앞에 두고 머리를 맞댔다. 여성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은 분야라는 ‘코딩’을 배우기 위해서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 엔트리교육연구소는 17일부터 열린 ‘소프트웨어(SW) 교육 체험주간’ 행사를 기획하고, 이에 앞선 15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네이버 파트너스퀘어에서 ‘맘앤걸스 코딩파티’를 개최했다. 이날 주최 측은 모녀(母女) 30쌍을 초청해 코딩 교육을 했다.
행사 참가자들이 코딩을 처음 접한다는 점을 고려해 주최 측은 ‘엔트리’라는 블록형 코딩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블록형 코딩이란 영어로 표현하는 코딩 명령어를 사용하는 대신 직관적인 블록을 활용해 프로그램을 짜는 방식이다. 어려운 명령어를 쓰지 않아 코딩 입문자도 쉽게 배울 수 있다.
SW 능력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역량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여성과 SW의 거리가 여전히 멀다. 국내 SW 분야 인력 중 여성의 비율은 12.5%로 미국의 22.9%, 영국 19.1%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공계 여성 인력 양성을 돕는 사회적 기업 ‘걸스로봇’의 이진주 대표는 “사회적 편견으로 여성들이 이공계에 진출할 기회가 적었다”며 “여성도 로봇을 조립하거나 코딩을 직접 해보면 흥미를 느끼기 때문에 참여 기회만 주어진다면 여성 인력의 진출도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부터는 중학교에서, 2019년부터는 초등학교에서 SW가 필수교과목으로 지정된다. 덩달아 여학생들을 위한 SW 교육 프로그램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맘앤걸스 코딩파티에선 행사 장소를 밝게 꾸미고, 사진 인식 소프트웨어 활용법을 교육할 때는 요즘 인기 있는 연예인 박보검 씨의 사진을 이용하는 등 분위기를 친근하게 바꾸기 위한 노력도 엿보였다. 이날 강의를 맡은 김슬기 안산교육지원청 교사는 “수업을 받는 공간뿐 아니라 프로그램 내용도 감성적으로 친근한 소재를 많이 준비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바퀴가 달린 정사각형 모양의 햄스터 로봇으로 1분 안에 6개의 고깔을 밀어내도록 알고리즘을 짜는 미션도 수행했다. 미션에 성공한 신윤수 양(경기 원천초 5학년)은 “알고리즘을 막연히 어렵게만 생각했는데 햄스터 로봇을 직접 움직여 보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딸의 참여를 지켜보던 박정희 씨(43)는 “자녀가 놀이처럼 즐거워하며 코딩에 참여해 놀랐다”고 말했다.
송준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joon@donga.com